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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아들 "장난처럼 한 말인데"…그뒤 '학폭 기록' 삭제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학폭)으로 강제 전학한 학교에서 “장난처럼 하던 말을 (이전 학교에서) 학폭으로 몰았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가수사본부장에서 사의를 표명한 정순신 변호사의 검사 재직 시절 모습. 정 변호사는 이번 학폭 논란과 관련해 ″두고두고 반성하며 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달 국가수사본부장에서 사의를 표명한 정순신 변호사의 검사 재직 시절 모습. 정 변호사는 이번 학폭 논란과 관련해 ″두고두고 반성하며 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반포고 상담일지를 보면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씨는 전학 직후인 2019년 3월 첫 담임교사 상담에서 민족사관고에서 있었던 학폭 사건 전학 사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상담에서 “기숙사 방에 피해 학생이 너무 자주 찾아와 남자들끼리 하는 비속어를 쓰며 가라고 짜증을 낸 게 발단이 됐다”며 “허물없이 장난처럼 하던 말을 학폭으로 몰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회부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7월과 12월에도 두 차례 상담이 있었지만 해당 일지에는 국어 점수 향상법, 진학할 학과 상담을 했다고만 적혀 있었다. 학폭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이어 2020년 1월 28일 4차 상담 일지엔 학폭위 회의를 앞두고 ‘학폭 반성 여부와 앞으로 자세’를 상담했다고 기록됐다. 학폭위는 같은 날 참석 위원 만장일치로 정씨의 학폭 기록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학폭위에 “자신의 생각과 다른 타인의 의견에 대해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깊은 반성을 했다”며 “학교폭력 조치사항에 대한 삭제를 신청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정씨는 또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학폭으로 인한 강제전학이 아닌 ‘거주지 이전’ 전학으로 행정처리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씨 측은 2019년 2월 8일 전출 사유로 ‘거주지 이전’을 선택한 일반고등학교 전·입학 배정원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원서에는 민사고 교장의 직인이 찍혀있었다. 그러나 닷새 뒤인 2월 13일 반포고는 전·입학 절차 변경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교육청에 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거주지 이전 전학은 이튿날 취소됐다.

민사고 역시 같은 날 학교폭력 가해 학생 전학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 반포고는 이 공문을 넘겨받고 전학을 받아들였다. 반포고와 민사고가 이같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는 오는 31일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경위를 따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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