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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상은 포르노" 학부모 항의에 옷벗은 교장, 뜻밖 초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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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사진 pixabay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사진 pixabay

美 교장, 수업시간에 다비드 보여줬다 학부모 항의에 사임 

미국의 한 공립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며 사임하자, 다비드상을 소장한 이탈리아에선 “어리석은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27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비드상을 소장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미국 플로리다의 기독교계 학교인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의 학부모와 학생들을 초대했다.

세실리에 홀버그 관장은 “다비드가 외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의 내용과 서양 문화, 르네상스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면서, 이 조각상의 순수함을 보도록 학교 교장과 교육위원회, 학부모, 학생단체를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리오 나델라 피렌체 시장도 트위터를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사임한 이 학교의 교장인 호프 카라스킬라 교장을 직접 초대한다고 밝혔다.

나델라 시장은 특히 이번 소동을 두고 “예술과 포르노를 혼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카라스킬라 교장은 지난주 6학년 미술수업 도중 르네상스 시대에 조각된 다비드상을 가르치며 관련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카라스킬라가 자녀들에게 포르노를 노출시켰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학교 이사회는 이에 호프 카라스킬라 교장에게 사임과 해고 중에 선택할 것을 권고했고, 카라스킬라 교장은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앞으로 수업 내용을 미리 알려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비드상은 미켈란젤로가 구약성경 속 인물 ‘다윗’을 나체로 묘사한 16세기 대리석 조각상으로 현재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기개를 단단한 근육과 황금 비율로 표현해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란 평가를 받는다.

피렌체 시장의 깜짝 응원을 받은 카라스킬라 교장은 이날 AP 통신에 이탈리아에 초대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이전에 피렌체에 가본 적이 있고 다비드상을 가까이에서 직접 본 적도 있지만, 시장의 손님이 되고 싶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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