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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보' 틱톡 데이터센터…유럽 "탄약생산 차질" 퇴출 압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틱톡 때문에 탄약 공장 확장에 타격을 받았다." 

중국의 감시망에 악용된다는 이유로 미국·유럽 등에서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이처럼 또 다른 이유로 비난을 사게 됐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틱톡을 통해 중국공산당에 흘러간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전기를 많이 쓰는 틱톡 데이터센터 탓에 유럽의 탄약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쓰는 틱톡 데이터센터 탓에 유럽 방산업체의 탄약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전기를 많이 쓰는 틱톡 데이터센터 탓에 유럽 방산업체의 탄약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런 주장을 한 기업은 노르웨이 정부와 핀란드 국영 방산업체가 공동소유한 방산업체 남모(Nammo)다. 남모 측은 "노르웨이 중부 라우포스 공장 인근에 들어설 틱톡의 새 데이터센터가 해당 지역의 전기를 모두 쓰게 될 예정이어서 탄약 공장 확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신문에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포탄 수요는 평소보다 15배 이상 많은 상황, 남모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틱톡이 라우포스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하마르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3곳을 올해 안에 건설할 예정이어서 불안한 분위기다. 설상가상 틱톡은 2025년까지 이곳에 데이터센터 2곳을 추가한다는 옵션까지 제시한 상태다.

노르웨이에 들어서게 될 틱톡 데이터센터 조감도. 한 곳당 30MW 용량인 데이터센터 건물 5곳이 들어설 계획이다. 3곳은 올해 11월까지 완공 예정이다. 그린 마운틴 홈페이지 캡처

노르웨이에 들어서게 될 틱톡 데이터센터 조감도. 한 곳당 30MW 용량인 데이터센터 건물 5곳이 들어설 계획이다. 3곳은 올해 11월까지 완공 예정이다. 그린 마운틴 홈페이지 캡처

현지 전력 회사인 엘비아는 "전력망은 신청 후 선착순으로 할당된다"며 "틱톡 데이터 센터에 전력 배정을 약속한 후 더는 예비 용량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FT에 밝혔다. 이어 "남모가 전력을 요청할 경우 송전망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가용 용량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남모 최고경영자(CEO) 모르텐 브랜작은 FT에 "고양이 동영상 등을 저장하는 것 때문에 우리 회사의 미래가 어려워졌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틱톡의 데이터센터가 방산 기업에 가까이 위치한 것은 순전한 우연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틱톡은 FT에 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에밀리 엔거 멜(앞줄 왼쪽)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은 취임 당시 업무용 전화기에 틱톡이 설치됐던 일을 지적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AP=연합뉴스

에밀리 엔거 멜(앞줄 왼쪽) 노르웨이 법무부 장관은 취임 당시 업무용 전화기에 틱톡이 설치됐던 일을 지적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AP=연합뉴스

남모의 사례는 데이터센터까지 걸고 넘어질 정도로 유럽에서 틱톡에 대한 반감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에선 최근 틱톡 퇴출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유럽의회는 성명을 통해 "사이버 보안 우려, 특히 제3자의 데이터 보호·수집과 관련해 다음 달 20일부터 틱톡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공식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벨기에·네덜란드 등도 민감한 정부의 정보를 지키겠다며 틱톡 사용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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