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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뉴욕 특명'…美 잡은 현대차, 신발 벗고 차(茶)도 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윈스턴 제이콥 큐레이터가 다양한 색깔의 도어를 소개하고 있다. 고객들이 다양한 도장색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강기헌 기자

지난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윈스턴 제이콥 큐레이터가 다양한 색깔의 도어를 소개하고 있다. 고객들이 다양한 도장색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강기헌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보슬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맨해튼의 남·북을 잇는 하이라인 파크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원 바로 옆 제네시스 하우스 2층에 전시된 빨간색 GV60이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는 2021년 11월 문을 열었다.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꾸민 제네시스 하우스 주변에는 삼성전자·테슬라·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매장이 늘어서 있다. 이 지역은 버려졌던 고가 철도를 공원으로 바꾼 하이라인 파크가 조성되며 ‘도심 재생의 상징’으로 불린다. 2021년 허드슨강에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가 조성되면서 관광객과 현지인이 꾸준히 찾는 지역으로 성장했다.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 테라스에 전시된 GV60. 뒤로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바꾼 하이라인 파크가 보인다. 하이라인 파크를 찾은 관광객 중 일부는 신기한 듯 차량을 쳐다봤다. 강기헌 기자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 테라스에 전시된 GV60. 뒤로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바꾼 하이라인 파크가 보인다. 하이라인 파크를 찾은 관광객 중 일부는 신기한 듯 차량을 쳐다봤다. 강기헌 기자

제네시스 하우스 1층은 브랜드 전시장이다. 커튼을 포함해 전시장 곳곳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황동색으로 꾸몄다. G80 등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대부분이 전시돼 있어 시트에 앉아보거나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었다.

눈길을 끄는 건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진 도어 전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윈스턴 제이콥 큐레이터는 “고객들이 차량 색깔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하우스를 방문한 고객이 차량 실내 소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 매장에는 없는 제네시스 하우스만의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거울과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을 배치해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를 돋보이도록 연출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5만6410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량은 2020년 1만6384대에서 2021년 4만9621대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5만 대를 돌파했다.

지하 1층에선 23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이 마련됐다. 메인홀에는 4차원 프로젝터를 활용해 제네시스 차량을 소개했다. 제이콥 큐레이터는 “신차 발표와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벤트 공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에 공개하고 있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말했다.

하우스 2층은 레스토랑과 테라스 정원, 도서관이 자리했다.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한옥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1층 전시장이 차량으로 이뤄진 다소 차가운 공간이라면, 2층은 아늑하고 푸근한 느낌이었다. 저녁에만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선 궁중요리와 비빔밥 등 한식을 판매했다.

도서관은 아트북 출판사 애슐린과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널리 알리는 비영리 문화단체 아름지기가 협업한 공간이다. 한국 음식과 여행 등 다양한 책들이 비치됐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티 파빌리온(Tea Pavilion)은 다실(茶室)에서 따온 공간이다.

제네시스 하우스에선 조만간 한국산 차(茶)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티마스터 등과 협업해 새로운 메뉴 개발이 한창이다. 단순히 한국 차를 소개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하우스를 방문한 고객이 차를 직접 우리고 마시는 다도(茶道)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 차(車)에 더해 차(茶)를 판매하는 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한다. 제네시스 하우스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한국의 식·음 문화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적극적으로 소개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제네시스 하우스 2층에선 한식 등을 판매한다. 2층은 한옥의 모티브를 살려 만든 공간이다. 강기헌 기자

제네시스 하우스 2층에선 한식 등을 판매한다. 2층은 한옥의 모티브를 살려 만든 공간이다. 강기헌 기자

다구(茶具)는 전부 한국에서 들여왔다. 애슐리 임 티마스터는 “제주에서 만든 홍차 등을 들여와 구체적인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며 “단순 판매를 넘어서 제네시스 하우스를 방문한 고객을 상대로 한국만의 차 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하우스는 두 달가량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예약제로 티 파빌리온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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