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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 59㎡ 아파트, 올해 종부세 안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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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59㎡(이하 전용면적)에 사는 이모(45)씨는 최근 열람 중인 공시가격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공시가격(11억4800만원)이 1년 새 17% 떨어져 보유세가 409만원에서 269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72만원 정도였던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올해 ‘종부세 그물망’에서 벗어나는 서울 아파트가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인기 주거지의 20평대 아파트는 사실상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지난해 집값 하락으로 공시가격이 급락한 데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액이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산정하기 위해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감정평가한 금액이다. 다음 달 28일 공시가격이 확정되면 올해 6월 1일 주택 보유자 기준으로 재산세는 7·9월, 종부세는 11월에 각각 부과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6일 중앙일보가 서울 주요 아파트의 예정 공시가격을 열람한 결과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1주택자 단독 명의 기준)가 종부세 대상에서 무더기로 빠졌다. 성동구 옥수동의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옥수리버젠 59㎡ 최고 공시가격은 지난해 11억7200만원에서 올해 9억4300만원으로 19.5% 하락했다.

지난해 공시가격 11억원을 넘겨 종부세 대상이었지만, 올해 아예 대상에서 제외됐다.

비강남권에선 초고가 단지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59㎡(20억6800만원)와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49㎡(12억8300만원)를 빼면 종부세 대상인 소형 아파트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과 강북 중·대형에 국한됐던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2020년 ‘강북 소형’으로 확대된 지 3년 만이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는 “사실상 강북 소형 아파트의 종부세 시대가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도 종부세 대열에서 제외되는 소형 아파트가 나왔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59㎡는 공시가격이 15억7000만원에서 10억4600만원으로, 가락동 헬리오시티 59㎡는 13억3600만원에서 9억4500만원으로 급락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59㎡ 중·저층도 12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 전국 주택 수(1주택자 기준)는 지난해 45만6360가구(3.14%)에서 올해 23만1564가구(1.56%)로 49.3% 줄어든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부세 대상 제외 주택은 대부분 서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기존 종부세 납부자의 세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의 모의 계산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12억6700만원→9억3200만원)이 하락하는 광진구 광장힐스테이트 59㎡ 1주택 보유자는 올해 종부세 없이 재산세 204만원만 내면 된다. 지난해엔 종부세 43만원을 포함해 348만원을 냈다. 보유세가 1년 새 41% 줄어 3년 전(229만원) 수준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한편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시스템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순수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5138건 가운데 3459건(67.3%)이 종전보다 계약 금액이 내려간 하락 거래였다. 지난달 말 3375가구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가 입주한 강남구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하락 거래 비율이 74.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목동 단지가 있는 양천구의 하락거래가 73.9%로 뒤를 이었다.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최초 전세 계약금 수준(인상금액 5% 이내)으로 2년간 전세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비중(올 1분기 서울 아파트 기준)은 33.4%로 2020년 8월 이 제도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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