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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강제징용, 피해자 뜻 가장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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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왼쪽)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4월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모습. 김상선 기자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왼쪽)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4월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모습. 김상선 기자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정부가 내놓은 제3자 변제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안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피해자들의 견해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우리나라는 일제의 35년 강점으로 많은 손실을 입었고 강제징용 피해자는 직접 손해를 입은 분들이어서 피해에 전보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할 방법과 관련해 더 상세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음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원인이 된 자녀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선 가해 학생이 소송을 내면서 피해 학생의 피해를 가중하지 않도록 학교 내에서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청구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가해 학생의 행정 쟁송을 막기는 어렵다"면서도 "쟁송으로 피해 학생의 피해 구제 기간이 길어질 우려가 있다면 학교 내에서 최선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효력을 유지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두고는 "경찰과 검찰 사이 이해관계를 떠나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충분한 토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헌재가 권한쟁의 사건을 선고했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미 결정한 사안에 더 상세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충실한 재판을 위해선 판사를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충분한 수의 법관 증원이 필요하다"며 "판사가 아무리 열심히 잘하고 싶어도 사건이 많으면 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판사들은 국가 공무원 중 가장 열심히 일하는 직군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고 증원에 드는 예산은 가장 가치 있게 사용되는 예산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법관 증원에 관한 법률안을 신속하게 심사해주실 것을 건의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에 대해선 "국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주권자로서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평가된다"며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는 주권자의 의사로 탄핵 의결과 심판까지 이르게 한 집회로, 국민의 뜻이 가장 준엄함을 뚜렷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모친에게 이자 없이 돈을 빌려준 데 대해선 "모친 소유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부담하게 된 6억3000여만원의 추가 분담금, 그로 인한 대출 이자와 원금 상환액,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모친이 부담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 대여해드린 것"이라며 "이자를 받지 못한 부분은 증여세 납부를 검토하고 있다.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교사였던 배우자가 1997년 육아휴직하면서 추후 서울 학교에 배정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후보자 누나의 서울 집에 전입신고했으나 배우자가 실제 복직하지 않고 2001년 퇴직했다며 "경위가 어떻게 됐든 송구하다"고 했다.

또 2001년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1억6000여만원에 살 때 매도인이 감세 목적에서인지 8800만원에 신고해달라고 요구해 들어줬다며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요구에 응했으나 매매가를 낮게 신고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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