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 현장. 복권 후 대외 활동을 시작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 화제였다.
이날 기공식 행사만큼 주목받은 것은 이 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직접 들고 배식받는 모습이었다. 그가 선택한 메뉴는 우삼겹 숙주라면. 이 회장은 이어진 현장 행보에서도 유독 식판 든 모습을 자주 보였다. 회장도 줄 설 만큼 맛있다고 알려진 삼성의 사내식당은 최근 중앙일보가 진행한 삼성전자 2~3년 차 직원들의 인터뷰에서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점심 메뉴로 이날 우삼겹 숙주라면을 선택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시세끼 무료…“회식 때도 밥 싸간다”
삼성전자에 막 입사한 이들이 뽑은 ‘가장 만족하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사옥 3층 회의실에서 만난 최민섭(29) 삼성리서치 NPU(신경망처리장치)랩 프로는 “최고의 복지는 밥”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식단이 다양하게 잘 짜인 데다 맛도 좋다”며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단체로 회식 갈 때 구내식당 음식을 챙겨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다른 직원들도 최 프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을 사육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이 회사엔 ‘회사밥’을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로 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인 수원 디지털시티에만 10여 개의 카페테리아와 식당이 있다. 조·중·석식 모두 무료이며, 한식·중식·분식·피자·샌드위치·죽·샐러드·베이커리·다이어트식·채식 등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장어구이나 전복삼계탕 등 프리미엄 메뉴가 제공되는 선택식은 회당 1000원씩 월급에서 차감한다.
설미나(29) DS(반도체)부문 반도체연구소 차세대공정개발팀 프로는 “최근엔 유명 빵집과 협업한 식빵을 내놓는 등 한 달에 1~2회는 ‘컬래버레이션’ 메뉴가 나오는데 인기 폭발”이라며 “사소한 복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심한 배려에 많은 구성원이 행복해 한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