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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제대로 만난 관악구 명물 '백순대'…신개념 막걸리의 맛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관악구가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 출시를 기념하려 운영한 팝업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막걸리와 밀키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관악구

서울 관악구가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 출시를 기념하려 운영한 팝업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막걸리와 밀키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관악구

서울 관악구 하면 떠오르는 음식으로 ‘백순대’가 있다. 순대와 곱창·쫄면·양배추·굵은 파·깻잎 등을 푸짐하게 넣고 빨간 양념 없이 볶아 담백하다. 관악구 신림동 순대타운 ‘비법’인 특제 양념장에 콕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별미다. 이런 백순대가 최근 제대로 된 짝꿍을 만났다. 관악구와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이 예산 등을 지원하고 농업회사법인 ‘홀리워터’가 제조해 최근 팔기 시작한 막걸리 ‘마크 홀리 별빛 신사리 7.0’이다.

은은한 단맛에 바디감도 

‘별빛 신사리 7.0’은 밥맛 좋기로 소문난 경기도 김포 참드림쌀과 개량 누룩, 맥주 효모 등을 섞어 만든 신개념 막걸리다.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은 전혀 안 썼다. 그런데도 쌀 함량이 높아 은은한 과일(배) 맛이 난다. 살짝 산미도 있다. 탄산이 들어 있지 않아 입 안에 머금었을 때 와인처럼 묵직함(일명 바디감)이 느껴진다.

일반 막걸리와 달리 유리병에 담아 판다. 제품화 이후에는 발효가 안 돼 90일간 냉장보관이 가능하다. 보관 기간에도 품질이 일정하다. 실험결과 산도·당도·알코올 도수 등이 변하지 않았다. 가격은 한 병(500㎖)에 8900원이다. 이 막걸리는 온라인 등에서 판다.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 제품. 김민욱 기자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 제품. 김민욱 기자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상표명 

다소 긴 상표명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마크 홀리’ 제조사는 홀리워터컴퍼니다. 마크 홀리를 3번 이상 소리 내 읽다 보면,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의 ‘막걸리’ 발음과 비슷하다. 양조장은 서울 성수동에 있다. 성수(聖水)를 영어로 표기하면, 홀리 워터(Holy Water)다. 제조사 이름과 같다. ‘별빛 신사리’는 ‘별빛이 내리는 신림사거리’ 줄임말로 관악구 골목상권 지원사업을 상징한다. ‘7.0’은 알코올도수다. 라벨엔 관악구 낙성대 출신인 강감찬(948~1031) 장군 캐릭터를 담았다.

홀리워터 서울 성수동 양조장에서 김현수 양조사가 막걸리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욱 기자

홀리워터 서울 성수동 양조장에서 김현수 양조사가 막걸리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욱 기자

지자체가 막걸리 출시?  

관악구와 서울신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골목상권을 살리려 2019년부터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특화상품이 필요하다고 봤다. 주요 양조장 40곳을 면담하고 시장조사까지 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막걸리를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별빛 신사리 막걸리 개발과 홍보엔 관악구 예산 등 5000만원을 들였다. 홀리워터 측은 막걸리 판돈 가운데 1%를 관악구에 준다. 구는 이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한다.

신림사거리엔 1992년 순대타운이 들어섰다. 60년대 후반부터 하나둘씩 생겨난 순대 노점이 이곳으로 옮겨 장사했다. 백순대 등 차별화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 서민에게 특히 인기였다. 사람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은 커졌지만, 현재는 크게 위축됐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사진 가운데)이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를 시음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박준희 관악구청장(사진 가운데)이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 막걸리를 시음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막걸리와 어울리는 밀 키트도 선보여 

관악구는 막걸리 출시에 맞춰 홍어무침과 사골떡국, 백순대 볶음 밀 키트도 개발했다. 개발엔 상인들이 직접 참여했다. 예를 들어 사골떡국은 신원시장 내 배둘레헴떡집이 맡는 식이다. 관악구는 앞으로 별빛 신사리 막걸리 마케팅을 확대하고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별빛 신사리 막걸리 출시를 기념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해봤는데 ‘맛이 힙(hip)하다’, ‘순대와 너무 잘 어울린다’ 등 후한 평가가 나왔다”며 “별빛신사리 상권 매출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쭉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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