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없는 '노잼 도시' 청주의 반격…3300억 '강수욕장' 만든다

2020년 3월 주말을 맞아 충북 청주 무심천 벚꽃 군락지에 시민들이 찾아 꽃 구경을 하고 있다. 뉴스1

무심천 활용 강수욕장·야생화·튤립 정원 조성 

충북 청주시가 무심천 모래사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강수욕장’ 조성을 추진한다.

26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무심천 강수욕장을 포함한 환경부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청주시가 제출한 3300여억 원 규모 사업계획에는 무심천을 활용한 강수욕장·체육공원·오토캠핑장·자연 잔디마당 조성 등 친수사업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시와 협의과정을 거쳐 5월께 기본구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수욕장은 바다가 없는 청주에서 해수욕은 불가능하지만, 강물을 이용한 강수욕은 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후보지는 청주 효성병원 맞은편 무심서로 일원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예정지 부근은 무심천 물길이 만든 퇴적토로 인해 둔치가 형성돼 있다”며 “고정형 파라솔을 설치하고, 모래 놀이 공간을 만들면 강수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겨울에는 강수욕장 인근에 썰매장을 만들어 활용하기로 했다.

청주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은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상도로와 자전거 도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으나, 여가 공간이 부족하다. 무심천과 미호강 합수 지점에 있는 문암생태공원 캠핑장이 그나마 휴식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충북 청주 무심천 전경. 사진 청주시

벚꽃 개화기 무심천서 ‘푸드트럭 축제’ 

문화·휴식공간이 부족한 청주를 빗대 시민들은 ‘노잼 도시’라 부른다. 상당산성과 청남대, 문의문화재단지, 초정약수 터 행궁 등을 제외하면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방치된 무심천 부지를 유채꽃밭과 정원 등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사업과 별도로 생태문화힐링사업을 더 해 무심천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꿀잼 놀이하천으로 만들겠다”며 “3월 말 푸드트럭 축제를 시작으로 유채꽃 단지, 꽃길 조성, 야간 경관 조성 설치 등을 차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무심천 벚꽃 개화에 맞춰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푸드트럭 축제를 연다. 이 기간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심서로 제1운천교~용화사 구간에 푸드트럭이 놓인다. 20대 푸드트럭에서 음료와 스낵·간편식류를 맛볼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게릴라 이벤트, 버스킹·인디밴드 공연도 펼쳐진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지난 23일 무심천 생태문화힐링 수변공원 리몯레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청주시

청남교·모충교 일원 야간 경관조명 설치 

시는 무심천 벚꽃 개화기인 지난 25일부터 4월 9일까지 하루 최대 10만명이 무심동·서로모충교~흥덕대교 1.9㎞ 구간에 운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시장은 “2000명이 넘는 안전관리 인력을 투입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행사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시는 벚꽃 축제를 앞두고 3억5000만원을 들여 청남교와 모충교 일원 무심천변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이색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는 무심천 내 6개 구간에 꽃길·꽃정원·산책로 바닥 조명을 조성한다. 무심천 꽃길은 장평교~수영교 2.5㎞ 구간 완충공간에 8630㎡ 규모로 조성된다. 청주대교와 청남교 일원 하천 부지 1만1293㎡는 야생화와 튤립정원으로 꾸민다.

청주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에 도시농업페스티벌과 연계한 6만1601㎡ 규모 유채꽃밭을 단계별로 만든다. 이 시장은 “물이 부족해 상당 기간 건천으로 유지되는 무심천 지류에 대한 친수공간 조성도 필요하다”며 “대청댐 용수를 추가로 공급받아 지류에 물을 흘려보내는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