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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출렁'…中은 코발트, 러는 팔라듐 쥐고 세계 목 죄나

중앙일보

입력

콩고민주공화국의 구리 광산에서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의 구리 광산에서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경기 둔화 속에 금융 불안 변수까지 더해지며 주요 원자재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연초 대비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러시아 등 대외적 변수로 인해 향후 변동성이 크다.

24일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니켈·아연·구리의 올 3월 3주차 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3.7%, 2.8%, 1.8% 하락했다. 우라늄값도 1주일새 1.4% 내려갔다. 주석 등 다른 산업용 금속의 국제 시세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 불안이 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치솟았다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말에서 올 연초까진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등의 고금리 기조 속에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내림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미국 SVB,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이 흔들린 데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까지 겹친 것이다.

실제로 산업용 주요 광물 15개의 가격 수준을 측정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광물종합지수는 1월 중순 3500선을 넘겼지만, 21일엔 3014 안팎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니켈 현물 가격이 연초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게 대표적이다.

이번 주 들어 은행발 위기가 다소 진정되면서 전기동 등 일부 광물 가격은 소폭 올랐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베이비 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급격한 가격 반등은 보이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한국엔 ‘호재’로 꼽힌다. 광물 수요 95%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일단 국내 기업의 원자재 수급 비용 부담 등은 줄었지만, 2분기 이후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특히 자원 강국인 중국·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거란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미 씨티그룹에선 “러시아가 알루미늄·팔라듐 등 국제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금속의 수출 제한으로 자원 무기화 전략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광물 감산에 나서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전 세계 코발트 생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이 공급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코발트 가격이 생산량 급증으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 수요를 끌어올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거란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같은 급격한 가격 변동은 없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원자재 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으로 긴밀한 협력에 나서면서 중·러, 서방 등으로 공급망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도 공급망 기본법 통과와 원자재 수급선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빠르게 나서야 수급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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