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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옥션 CEO “20세기·동시대미술에 집중, 신진 작가 발굴해 급성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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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호 22면

필립스 옥션 CEO 스티븐 브룩스 인터뷰

미술 경매 회사 필립스의 새 아시아 본사 전시장 전경. [사진 필립스]

미술 경매 회사 필립스의 새 아시아 본사 전시장 전경. [사진 필립스]

“홍콩이 아시아 미술 허브로서 계속 번창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최근 홍콩의 아시아 본사를 확장·이전한 미술 경매 회사 필립스의 CEO 스티븐 브룩스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한국의 미술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향후 몇 년간 매우 발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편 아시아 허브로서의 홍콩에 대해 변치 않는 신뢰를 피력했다.

크리스티·소더비와 더불어 세계 3대 옥션하우스로 꼽히는 필립스는 18일 카오룽(구룡) 반도 서쪽 문화지구의 한 건물에 아시아 본사를 새롭게 열었다. 홍콩의 신규 미술 명소 엠플러스(M+)를 마주보는 건물이며, 건물 디자인도 엠플러스를 디자인한 스위스의 유명 건축가 팀 헤르조그와 드 뫼롱이 맡았다.

‘홍콩 최초의 본격적인 현대미술관’으로서 건축·디자인·영화까지 아우르는 엠플러스는 20일 세계인을 상대로 한 오픈 하우스 행사와 파티를 열었다. 개관은 2021년 11월이었지만 팬데믹 방역으로 해외에서 방문객이 오기 힘들었던 까닭이다. 이날 필립스 역시 오픈 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면 아트페어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21일~25일)을 찾은 세계 방문객들을 고려한 일정이었다.

필립스 CEO 스티븐 브룩스. [사진 필립스]

필립스 CEO 스티븐 브룩스. [사진 필립스]

그러나 아트바젤 홍콩의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많다. 팬데믹은 끝나가고 있지만 2020년 보안법 시행과 반대 시위 탄압 이후 홍콩이 ‘중국화’되고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서구인의 참여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립스가 2015년부터 홍콩에서 운영해 온 아시아 본사를 다른 국가로 옮기는 대신 홍콩 내부에서 크게 확장·이전해 여는 것은 의외의 행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브룩스 CEO와의 일문일답.

아시아 본사의 홍콩 내 확장·이전은 홍콩이 앞으로도 아시아 미술 허브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한 것인가? 현재 홍콩의 정치적 분위기에서 미술작품 거래가 갑작스러운 규제에 직면하거나 예술 창작과 전시가 검열을 당하게 될 거라는 우려는 없는가?
“홍콩은 동양의 문화유산과 서양의 역사가 결합되어 있어 독특한 문화적 활기가 있다. 그리고 자유무역항의 지위, 낮은 세금, 안정적이고 강력한 인프라, 국제적인 갤러리 네트워크 등의 이점이 있다. 지리적으로도 아시아 중심부에 있으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술시장인 중국의 관문이다. 약 5년 전 이 건물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홍콩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창작 분위기는 좋지 못했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술시장이 위축됐었다. 하지만 곧 다시 강해졌다. 지난 11월에 이곳에 와 보니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상태였다. 또한 예술계의 창의성을 해치는 어떤 (악)영향도 보지 못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곳 미술시장의 활기를 보아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는다.”

홍콩의 아시아 본사를 확장한 것은 이곳에서 필립스가 큰 성공을 거둔 까닭도 있는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했는데 비결은 무엇인가? 경쟁 경매사인 크리스티나 소더비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더 많이 다룬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연관이 있나?
“필립스의 세계 매출 규모는 6-7년 사이에 4배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2015년 아시아 진출과 궤를 같이 한다. 우리는 227년 역사에 비해 아시아 비즈니스를 늦게 시작했는데, 그 후 8년 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으며, 다른 경매 회사들이 매우 넓은 영역을 다루는 동안 -내가 크리스티에 있을 때는 무려 65개의 경매 카테고리가 있었다- 필립스는 미술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몇 개의 카테고리에 집중해왔고, 그 덕분에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우리는 20세기 및 동시대미술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약 150명의 아티스트를 새롭게 경매에 소개한 것을 비롯해, 신진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젊은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아시아에서 우리 경매를 통해 구매하는 고객 40% 가량이 40세 미만의 밀레니얼 세대다. 우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5만 달러부터 100만 달러 사이(약 6400만~13억 원) 가격의 작품을 파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우리가 특히 강점을 보이는 가격대 시장이며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가격대만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장-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그림을 (필립스 경매사상 최고가인) 8500만 달러에 팔기도 했다. 그 작품이 팔린 것은 뉴욕에서였지만 구입한 당사자는 아시아 컬렉터였다. 우리 매출의 35%는 아시아 컬렉터에 의한 것이며 그 중에서 70%는 중화권 컬렉터들에 의한 것이다. 중화권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소유했던 파텍 필립 시계. [사진 필립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소유했던 파텍 필립 시계. [사진 필립스]

이번 아시아 본사 신사옥에서의 경매 프리뷰에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지녔던 파텍 필립 시계가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필립스가 시계 경매에서는 1위 업체라고 들었는데.
“그렇다. 시계 스페셜리스트 팀의 뛰어난 역량과 인맥 덕분이다. 그들은 시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존경을 받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위탁품을 적절한 가격에 유치해서 경매에서 성공적으로 낙찰시키고 있다. 일단 좋은 결과를 얻으면 성공이 성공을 부르는 선순환에 들어가게 된다. 경매에 올라온 품목이 100% 팔리는 경우를 화이트 글러브 경매라고 부르는데, 지난 2년간 우리의 모든 시계 경매가 화이트 글러브였다.”
한국 미술시장은 최근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아시아 미술 허브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시장이 협소하다는 비판도 많다. 한국 미술 시장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내가 약점을 말할 만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한국 미술계가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필립스의 20세기 및 동시대미술 총괄 책임자인 로버트 맨리는 25년째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은 항상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몇 년 동안 그 잠재력이 실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주요한 모멘텀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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