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4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139억6000만 달러(약 18조원)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4.8% 급감했다. 해외직접투자는 국내 기업이 공장 설립, 경영 참여, 기술 제휴 등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직접 투자하는 걸 뜻한다.
지난해 해외직접투자액은 77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4% 소폭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아직 ‘플러스(+)’지만 시간이 갈수록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2021년 4분기 309억20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1분기 261억8000만 달러, 2분기 194억6000만 달러, 3분기 175억6000만 달러로 계속 쪼그라드는 중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금리 인상, 돈줄 죄기 등 여파다. 세계 경기가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이날 ‘해외직접투자 동향’ 보고서에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우려 완화로 (해외직접투자액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글로벌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 등 주요 통상 이슈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유턴기업) 지원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산업별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도소매업(전년비 -59%), 제조업(-56.7%), 금융ㆍ보험업(-44.2%) 순으로 투자가 많이 줄었다. 국가별로는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66.6%)를 비롯해 미국(-53.2%), 룩셈부르크(-40%) 투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