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20대를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사가 1심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피보호자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각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강원도내 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A씨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B씨(29)와 가깝게 지내면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6년 10월 생활실 외벽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는 곳으로 B씨를 데려간 뒤 성폭력을 했으며 이때부터 2020년 10월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A씨는 지적장애인(사회적 연령이 7세8개월 수준)인 B씨가 판단능력이 미숙하고 온전히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발각되자 A씨는 B씨에게 휴대전화 초기화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재판 진행 중에는 B씨에게 연락해 결혼할 것처럼 말하며 혼란스럽게 했다.
A씨는 1심 재판과정에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와 합의하에 행한 것”이라며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장애를 이용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지적장애를 감안하면 피해자가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어 장기간에 걸쳐 진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러서 피해자의 장애를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말하며 검찰에서의 자백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지적장애인인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총 11회에 걸쳐 추행행위나 유사성행위를 한 것”이라며 “사회복지사인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고 추행행위, 유사성행위에 나아간 점, 범행이 약 4년의 장기간 동안 반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고, 현재 이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