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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묵시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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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미국 인공위성이 2012년 찍은 지구. 푸른 외형과 달리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인공위성이 2012년 찍은 지구. 푸른 외형과 달리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진회색 미세먼지 속에서 가뭄이 이어지고 산불이 빈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총망라한 UN 보고서가 나왔다. 최악의 묵시록이다.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가 20일 6차 보고서를 내놓았다. 온난화가 더 급속히 진전되고 있으며, 현재까지와 같은 부실한 대응으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지킬 수 없다는 경보를 울렸다.
UN은 전세계 각국의 온실가스배출을 감축함으로써 2030년 지구온도를 1850년(산업혁명 시점)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막고자 한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전지구적 차원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UN은 2015년 이런 내용의 '파리기후협약'을 만들어 전세계 190여개국의 동의를 받아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각국이 자발적으로 약속한 온실가스배출감축을 지킨다고 해도 목표달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국은 감축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지금부터 더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
한국정부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21일 내놓은 이행방안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1년 문재인 정부가 UN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안의 내용을 수정했다. 제조업체(산업계) 부담을 3% 축소했다. 대신 다른 부문(재생에너지·원전·탄소포집 등) 목표치를 높였다.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UN보고서에선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인간이 분명하다'고 적시한 대목이 주목받았다. 온난화 문제를 인정하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간에 대한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