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0년 투자…엔씨, 김택진의 디지털 쌍둥이 선보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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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프로젝트 M’은 인터렉티브 방식의 콘솔용 액션 게임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M’은 인터렉티브 방식의 콘솔용 액션 게임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10년 인공지능(AI) 투자의 결실이 윤곽을 드러냈다. 윤송이 사장(최고전략책임자, CSO)이 “우리의 가장 최신의 혁신을 공개하겠다”며 신작 게임 ‘프로젝트 M’과 ‘디지털 김택진(TJ)’을 공개했다. 디지털 TJ는 김택진 엔씨 대표의 외모와 표정, 음성까지 입힌 디지털 휴먼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게임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게임 프로젝트 M의 소개 영상과 디지털 휴먼 기술을 첫 공개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M’을 소개하고 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M’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윤 사장은 GDC 행사 중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게임·영상 등의 3D 제작 도구)의 신기술을 선보이는 무대에 파트너로 올랐다. 그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우리가 보유한 AI 기술력을 끊김 없이 융합해 프로젝트 M에 구현해낼 수 있었고, 김택진 대표의 디지털 휴먼이 직접 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영된 프로젝트 M의 소개 영상에는 김택진 대표를 기반으로 만든 디지털 휴먼 디지털 TJ가 등장, 프로젝트 M의 세계관과 개념을 설명하고 게임 속에 들어가 직접 액션도 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의 디지털 휴먼. AI로 실존 인물의 얼굴·음성을 구현하는 기술이 도입된다. [사진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 대표의 디지털 휴먼. AI로 실존 인물의 얼굴·음성을 구현하는 기술이 도입된다. [사진 엔씨소프트]

디지털 TJ는 김택진 대표의 얼굴과 목소리로, 김 대표의 표정과 말투를 구사하는 디지털 트윈(쌍둥이)이다. 가상의 캐릭터를 창작하는 버츄얼 휴먼과 달리, 디지털 휴먼은 실존하는 인간의 음성과 화법 같은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어진다.

영상 속 대사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목소리로 바꿔주는 ‘TTS(Text-to-Speech)’로 구현했다. 문구만 넣으면 AI가 해당 인물의 목소리와 말투, 감정을 담아 상황에 맞는 음성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엔씨 측은 “AI가 김 대표의 목소리 10여분 분량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디지털 TJ의 음성을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표정과 말할 때 입 모양은 ‘VTF(Voice-to-Face)’ 기술을 활용했다. 대사나 목소리를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표정과 근육 움직임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별도의 AI 연구조직을 만들었고 현재 200여 명의 전문 개발 인력을 보유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에서도 AI에 일찍 발을 들인 배경에는 AI 과학자(컴퓨터신경학 박사)인 윤 사장이 있다. 윤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 연구소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지난달 열린 2022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쌍방향) 게임에서 활용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그간 부진했던 북미·유럽 시장 공략과 콘솔(엑스박스·닌텐도 같은 게임기기)용 게임 개척에 힘을 쏟는 중이다.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 MMORPG 장르 위주의 사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프로젝트 M은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콘솔용 게임으로, 이용자가 획득한 정보에 따라 게임 스토리 전개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콘솔용 게임은 모바일·PC용 게임보다 성능 사양이 높은 만큼 그래픽과 현실감이 중요한데,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로 축적한 아트·그래픽 기술에 AI를 결합해 디지털 휴먼과 인터랙티브라는 무기를 준비하는 셈이다. 엔씨는 또 11년 만의 신규 게임 IP(지식재산)인 ‘TL(Throne and Liberty)’를 올 상반기 출시한다. TL 역시 콘솔 게임으로,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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