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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스타트업계 투자 줄었지만, 지난해 사람은 더 뽑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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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벤처 투자 혹한기에도 지난해 말 기준 벤처·스타트업의 전체 고용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같은 기간 일반 기업 고용 증가율의 3배가 넘었다. 벤처투자액과 창업기업의 숫자가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3일 발표한 ‘2022년 벤처·스타트업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벤처·스타트업으로 분류된 3만3000개 기업의 고용 규모는 74만5800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68만9662명)보다 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기업의 고용 증가율(2.4%·34만8469명)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고용 증가율은 전년(9.4%)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곳간이 확보된 기업들이 채용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 2007곳의 고용 증가율은 29.8%(1만8501명)로 나타났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 15곳의 전년 대비 고용 증가율도 22.9%(1847명)였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를 겪는 벤처·스타트업계가 오히려 고용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전년 대비 11.9% 줄어 9162억원에 그쳤고, 창업기업 수도 전년보다 7.1% 줄어든 10만494개였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스타트업계의 투자 지표가 2021년까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벤처·스타트업은 지난해 청년(만 15~29세) 19만7582명을 고용해 1년 전보다 3.6%(6800명) 더 채용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업 전체의 청년 고용은 246만 3276명으로, 전년보다 1.2%(3만475명) 감소했다. 중기부는 “청년 인구감소, 사회진출 연령대 상승, 신규채용 축소 영향으로 기업 전체의 청년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말 벤처·스타트업의 여성 고용 규모는 24만3105명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했고, 이 역시 기업 전체의 여성 고용증가율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콘텐트와 디지털 관련 업종의 고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영상·공연·음반 업종의 고용 증가율은 15.4%(1764명)로, 전체 분야 중 가장 높았다. 드라마, 음악 등의 한류 콘텐트가 해외로 확산하면서 업황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게 중기부의 분석이다. 그 외에 업종의 고용 증가율은 게임(14.9%), ICT 서비스(12.3%), 유통·서비스(10%) 분야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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