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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과수농업에 꼭 필요한 꿀벌 … 전국 최초로 밀원숲 가꾸기 행사 개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꿀벌보호협회는 충북 영동군에 있는 사계절꿀벌목장에서 밀원숲 가꾸기 행사를 오는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 꿀벌보호협회]

꿀벌보호협회는 충북 영동군에 있는 사계절꿀벌목장에서 밀원숲 가꾸기 행사를 오는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 꿀벌보호협회]


배나무 과수원에서 벌이 아닌 사람들이 배꽃 수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질 좋은 열매를 수확하려면 해충이 덤비지 못하도록 개화 시기에 농약을 살포해야 한다. 결국 농약에 약한 꿀벌이 열매를 맺고자 꽃을 피우는 과수나무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꿀벌 먹이가 되는 밀원수(꿀샘식물)를 심고 가꾸는 운동을 펼치는 단체가 있어 화제다. 사단법인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이하 꿀벌보호협회)는 꿀벌의 먹이가 되는 밀원수를 심어 건강한 꿀벌 생태환경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설립했다.

꿀벌보호협회가 시도하고 있는 사계절 꿀벌목장 시범단지는 이달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7개월간 월 3만3000㎡ 이상 꽃을 피우기 위해 다양한 나무를 심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충북 영동군에 있는 사계절꿀벌목장에서 꿀벌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밀원숲 가꾸기 행사를 개최한다.

식재 대상 수종은 설탕단풍·벚나무·옻나무·찰피나무·참피나무·보리자피나무·토멘토사피나무·오가피나무·산초나무 등이며 초본으로는 주로 더덕을 심고 있다. 또 쪽동백나무·이나무 등 남부수종과 9월 모감주를 실험하고 있다. 도입에 실패했던 헨리아나피나무도 생존이 가능한지 계속 시도할 예정이다. 농업에 꼭 필요한 특히 과수농업에는 꿀벌의 역할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밀원수 조성 사업은 전국 최초의 도전으로 꼽힌다.

현재의 산림정책으로는 꿀벌의 먹이를 생산하는 자연림의 벚나무·아까시나무·단풍나무·다릅나무 등 꽃나무는 사라지게 된다. 대신 꿀이 나오지 않는 소나무·잣나무·낙엽송 등 침엽수와 자작나무·편백나무·화백나무 등이 무성해질 뿐이다.

꿀벌보호협회가 실험하고 있는 사계절 꿀벌목장 모델이 성공하면 골짜기마다 산주조합을 구성해 밀원단지 개발사업을 민관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림조합은 일거리가 생기고, 산주에게는 10년 후부터 양봉인으로부터 임대수익이 나오고, 양봉인은 천연꿀을 생산하고, 꿀벌은 설탕물이 아닌 천연꿀을 먹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인택 꿀벌보호협회 이사장은 “전국의 사유림을 꿀벌목장으로 조성해 100억 그루의 밀원수를 심는 것이 목표”라며 “그것이 꿀벌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며 미래 세대에게 꿀벌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을 남겨주고 한국의 농업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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