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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사태’ 주범 권도형 의심인물 몬테네그로서 검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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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지난해 ‘루나 사태’를 일으켜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50조원 넘는 피해를 준 뒤 해외 도피 중이었던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로 의심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23일 몬테네그로에서 권 대표와 한창준 테라폼랩스 CFO로 의심되는 사람이 검거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폴 최고 등급 수배인 ‘적색 수배’가 내려져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인물이 가지고 있던 신분증으로 나이와 국적‧이름을 확인했고 사진 자료로도 동일한 인물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확한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 정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그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동유럽 세르비아로 달아났다. 그는 세르비아에 주소지 등록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권 대표는 트위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나는 도주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대표가 검거된 것으로 알려진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 인근에 위치한 국가다.

이른바 ‘루나 사태’는 작년 5월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99% 이상 폭락한 사건이다. 당시 루나와 테라가 상호 보완적으로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던 체계가 갑자기 깨지면서 피해액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테라는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세계 10위까지 상승했지만, 이 시기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99% 폭락했다. 당시 증발한 테라·루나의 시가총액은 50조원에 달한다.

테라‧루나가 삽시간에 폭락하자 피해자들의 고소‧고발도 잇따랐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계속 발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권 대표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권 대표 등에 대해서는 9월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이후 권 대표가 세르비아로 이동하자 단성한 단장과 이지형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이 수사공조를 위해 지난 1월 직접 세르비아 현지 검찰 등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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