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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혐의 구본성 前아워홈 부회장, 이번엔 3000억 배당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대표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대표. 연합뉴스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대표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대표. 연합뉴스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립자의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아워홈 측에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제안한 2966억원의 배당 요구안을 다음 달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 안건이 가결되면 지분 38.6%를 보유한 구 전 부회장은 1000억원 이상을 받게 된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은 아워홈의 지난해 순이익(250억여원)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구 전 부회장의 안건이 통과될 경우 아워홈은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아워홈은 배당 총액 30억원 지급을 안건으로 올린 상황이다.

현재 아워홈은 구 창립자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가졌고, 막내 구지은 아워홈 대표가 20.7%, 장녀 구미현씨와 차녀 구명진씨가 각각 19.28%, 1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둘 중 어떤 안건이 채택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 전 부회장에 맞서 온 구 대표와 차녀 구명진씨의 지분을 합하면 구 전 회장 지분을 소폭 웃돌지만 배당안 결의에 필요한 출석 주주의 과반 동의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녀 구미현씨의 선택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구미현씨는 지난 2017년 당시 아워홈 대표였던 구 전 부회장과 구 대표가 경영권을 두고 다퉜을 때 구 전 부회장과 뜻을 함께 했지만,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자 다른 두 자매와 함께 그를 해임시킨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진전이 없고 경영권 다툼이 구 대표의 승리로 일단락 되면서 고액의 배당금을 챙기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에도 총액 1000억원 배당을 요구했지만, 해당 건은 부결되고 아워홈은 무배당을 결정했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같은 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로 아워홈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 건은 지난해 7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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