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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광경"…장어떼, 바다서 목장까지 떠밀려와 떼죽음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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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목장에서 이뤄진 장어 구조 작업. 1뉴스 사이트 캡처

뉴질랜드 목장에서 이뤄진 장어 구조 작업. 1뉴스 사이트 캡처

뉴질랜드에서 바닷가 하천이 범람하면서 민물장어들이 목장으로 밀려와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23일(한국시간) 라디오뉴질랜드(RNZ) 방송과 1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남섬 캔터베리 지역에서 하천 범람으로 장어 수천 마리가 개인 목장으로 밀려들면서 죽었다.

목장 주인 팀 샌슨은 엘즈미어 호수 부근에 있는 자신의 60에이커 규모의 목장에는 장어들이 산란과 이동할 때 이용하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며, 바다 쪽 방조제가 부서져 만조 때 시냇물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범람이 발생한 것이라고 봤다.

샌슨은 "지난해 큰 홍수가 났을 때 목장의 30~40%가 물과 진흙으로 뒤덮였는데, 올해는 소금물이 목장 전체를 덮치다 못해 집까지 밀려들어올 뻔 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면서 당국이 부서진 방조제를 고쳤다면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천 범람으로 뉴질랜드 목장에 올라온 장어 떼. RNZ 사이트 캡처

하천 범람으로 뉴질랜드 목장에 올라온 장어 떼. RNZ 사이트 캡처

샌슨은 장어들이 목장을 새까맣게 덮고 있는 건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만조 때 땅에 올라와 꼼짝 할 수 없게 된 장어들을 500마리 정도 내가 바다에 놓아줬지만 수천 마리는 땅에서 말라 죽었다"며 "생명체들이 그런 식으로 죽게 해서는 안 되는데 어쨌든 갈매기들에게는 잔칫날이었다"고 말했다.

캔터베리 지역 당국도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 장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했다며 수천 마리는 살렸으나 수천 마리는 죽었다고 밝혔다.

캔터베리 지역 당국의 리 그리피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1년 중 이맘때 민물 장어들이 바다로 이동할 때 생기는 자연 현상 중 하나로, 조류와 간만의 차이 때문에 장어들이 땅으로 밀려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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