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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자산가 병맛 전문 배우, 스탠드업 무대 다시 선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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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샌들러. 2019년 미국 케네디센터 행사장에서의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애덤 샌들러. 2019년 미국 케네디센터 행사장에서의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배우 애덤 샌들러를 영화 '웨딩 싱어'와 '첫 키스만 50번째'의 주인공으로만 기억하긴 아깝다. 1966년생이자 두 10대 딸의 아빠인 그는 4억2000만 달러(약 5380억원) 자산가이기도 하다. 미국 연예 매체에 따르면 2020년 기준의 금액인데, 그는 지난해에만 넷플릭스와 2억 달러가 넘는 콘텐트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순수하게 자신의 연기와 작품만으로 부를 일궈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그를 인터뷰하며 붙인 제목 역시 "애덤 샌들러는 대중의 존중 따위 필요로 하지 않는데도, 사람들은 그를 존경한다"였다.

샌들러의 몸엔 코미디언의 피가 흐른다. 시작은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의 작가 겸 크루(출연진)였다. 한국에서도 최근 다시 인기몰이 중인 그 SNL의 원조다. SNL에서 바보 같은 구석이 있지만 진정성 있는 평범한 루저가 처하는 웃긴 상황극으로 인기를 모은 그는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본격 다진다. 1998년 '웨딩 싱어'와 2004년 '첫 키스만 50번째'가 대표적. 그에게 소름돋는 메소드 연기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애덤 샌들러의 출연작이라면 남녀노소 웃을 수 있는 따스함이 있다는 점에서 그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커리어이지만, 흥행 면에선 최고의 보증 수표 중 하나다. 그의 자산 역시 흥행에 대한 촉과 그 특유의 꾸준한 성실함에서 비롯한 것.

지난 4일 무대에 선 애덤 샌들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 무대에 선 애덤 샌들러. 로이터=연합뉴스

그런 그가 최근엔 다시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서고 있다고 한다. WP가 그를 지금 주목한 것도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가 계기가 됐다. 한국에는 다소 낯설지만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주요 엔터테인먼트 장르다. 코미디언 한 명이 무대를 장악하고 끝없이 이야기 또는 상황극을 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WP는 샌들러의 동료들의 입을 빌어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는 샌들러가 가히 최고"라고 평했다. 

부도 인기도 거머쥔 그가 굳이 스탠드업 무대에 선 이유는 뭘까. 그가 WP에 말한 바를 종합하면 코미디라는 장르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인 듯 하다. 그는 WP에 "영화를 하는 것도 즐거워서 했던 것이고, 지금은 스탠드업을 하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지난 몇 년 간은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왜일까. 그 답은 샌들러 본인이 아닌 그의 부인 재키가 제공했다. 재키는 WP에 "애덤은 항상 완전히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다"며 "더 나아지기 위해 경쟁을 하는데, 최고의 경쟁상대는 그 자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자신의 뿌리인 코미디로 돌아왔다. SNL를 만들어낸 샌들러의 선배, 론 마이클스는 WP에 "코미디언은 힘은 대중의 숫자에서 나온다"며 "대중을 많이 모아야 돈을 벌게 되는 것이고, 대중을 모으기 위해선 존중을 받겠다는 마음 따위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존중을 받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코미디에 온 마음을 쏟은 샌들러는 존중을 받을만 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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