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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이 대세인데…화웨이 "4G 스마트폰 사세요" 구형 출시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G(5세대 이동통신)가 대세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으로 '4G 폰'을 출시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제재 때문에 화웨이가 속앓이를 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제재 집중 타깃이 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4G 폰'을 출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제재 집중 타깃이 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4G 폰'을 출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23일 신형 스마트폰 P60 출시를 앞두고 '프리미엄 폰'이란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구세대인 4G 스마트폰이지만, 야간에 촬영해도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최고급 카메라를 탑재한 점 등을 특히 부각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5G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화웨이가 최신형 스마트폰을 4G 사양으로 내놨단 점이다. 화웨이 측은 이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은 5G를 4G보다 특별히 선호하지 않으며, 카메라 스펙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에서 생산하는 다른 전자제품들과 쉽게 연결할 수 있단 점도 장점이라고 홍보 중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4G 폰을 생산하고 있단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對) 화웨이 제재로, 5G 분야의 첨단 기술이 들어간 미국산 부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XS2 폴더블 스마트폰 역시 4G 사양이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XS2 폴더블 스마트폰 역시 4G 사양이다. AFP=연합뉴스

이후 화웨이는 자체 생산 부품을 늘리는 등 노력해왔지만 "스마트폰 생산에 있어서는 여전히 핵심 부품을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화웨이 측에 다행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미 정부의 제재가 '첨단기술'에 방점이 찍혀있단 점이다. "4G 분야처럼 (최첨단 기술이 아닌) 상용화된 기술이 들어간 부품은 아직 미국에서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4G 폰 생산에는 큰 지장이 없단 것이 WSJ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모든 분야에서 미국 기술이 들어간 부품을 화웨이에 수출하는 일을 막으려고 하고 있어 화웨이 측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단 화웨이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자'가 된 탓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탓이다. 화웨이는 2019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18%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지만, 미국의 제재로 큰 타격을 입어 지난해엔 점유율이 2%로 추락했다.

WSJ는 "4G 폰 출시는 중국 밖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살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화웨이가 아예 중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특화된 제품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신제품 출시 장소도 "화려한 해외무대" 대신 부러 상하이를 택했다면서다. 현재 화웨이 스마트폰의 매출은 대부분 중국에서 나오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8%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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