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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5억 배임, 133억 뇌물…이재명 5개 혐의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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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검찰이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22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네이버에서 40억원을 받으면서 비영리 단체를 중간에 끼워넣어 후원 사실을 숨긴 점에 대해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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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검찰이 압수수색, 체포영장 쇼를 벌이면서 시간을 끌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다가 정해진 답대로 기소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야당 대표 죽이기” 검찰 “이재명, 대장동 직접 설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기소된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결정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기소된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결정했다. 김성룡 기자

그러면서 “이제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4년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가 원래 가져가야 했을 6725억원에 달하는 배당이익(전체 개발이익의 70%)을 포기하고, 확정이익 1830억원만을 배당받도록 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런 배임 행위로 성남도개공이 4895억원가량의 손해를 봤다고 계산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 일정, 사업 방식, 서판교터널 개설 계획, 공모지침서 내용 등 직무상 비밀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이들이 시행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도 적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용적률 상향, 임대주택부지 비율 하향 등의 수법을 통해 올해 1월까지 김씨 등 민간업자들이 7886억원 상당의 불법 이익을 챙기게 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또 2013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개발사업 일정, 사업 타당성 평가보고서 내용 등 비밀을 민간업자들에게 유출하는 수법으로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와 호반건설이 각각 시행업자와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해 이들에게 21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겨준 혐의(부패방지법위반)도 받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보고받고 승인한 것을 넘어,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도록 한 최종 책임자”라며 “성남시민들에게 귀속돼야 할 막대한 개발이익을 자신의 선거를 지원하고 공약 이행에 협조한 민간업자들이 챙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공소장만 169쪽, 수사 기록은 500여 권에 달할 만큼 수사량이 방대하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세운 법인 중 하나인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지분이 있다는 ‘428억원 지분 약정’ 의혹은 공소장에 담지 않았다. 이 대표가 공모에 가담하고 지분 일부를 받기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힐 방침이다. 검찰은 또 ‘50억 클럽’ 의혹, 백현동·정자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대표 기소를 두고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부당하고 무도한 야당 대표 죽이기 기소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는 더 이상 민주당 대표를 수행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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