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명쾌하게 정답을 콕 찍어 말하기 힘든 주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스포츠를 예로 들면 ‘역대 최고의 선수는?’ 같은 질문이겠죠.
그런데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에선 ‘역대 최고의 축구감독’에 대해 의외로 손쉽게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하네요. ‘산소탱크’ 박지성의 스승이기도 했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영국 축구 팬들이 한 목소리로 “퍼거슨이 최고”를 외치는 이유가 뭘까요. 매주 전쟁 같은 승부를 치르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26년 간 생존하며 38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퍼거슨 감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영국 남자 짐 불리가 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최고의 축구선수는 누구인가? 최고의 팀은 어디인가? 그게 정말 반칙이었나? 그건 정말 페널티킥 상황이 아니었나?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축구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가?
축구 팬들은 논쟁을 좋아한다. 한 시즌이나 한 선수의 커리어 전체는 물론이고, 단 한 차례의 경기에 대해서도 팬들의 의견은 수백 가지로 나뉜다.
다양한 주관적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축구에서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 정답을 구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자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또 역대 선수를 통틀어 베스트일레븐은 어떤 선수들로 채워야 할지, 최근 들어 축구가 발전하는지 또는 쇠퇴하는지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의견이 하나로 모아질 리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재임 기간 중 20회 우승을 일궈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놀랍게도 영국에서 ‘역대 최고의 축구 감독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만큼은 상당 부분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 누군가 ‘역대 최고의 감독이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주인공은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일 것이다. 지금까지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라도 아니라도 좋다. 이 팀이 좋든, 싫든 간에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유를 이끌며 남긴 성공적인 이력을 폄훼할 순 없다. 한 시즌만 부진해도 감독들이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하는 요즘 분위기에선 더더욱 그렇다.
퍼거슨 감독은 축구에서,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 지금보다 훨씬 심플하게 경기에만 집중하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많은 축구 팬이 이 시기를 ‘장밋빛 시절’로 기억한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 자체만으로도 요즘의 축구와는 비교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