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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인도 놀란 최악 황사…내일부턴 한국 덮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중국 베이징 징산공원에서 내려다본 자금성 전경.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22일 중국 베이징 징산공원에서 내려다본 자금성 전경.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태양은 하얗고 세상은 노랗네”
“세상에…. 공기가 너무 심하다”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시 중심부 징산(景山)공원. 정상에 오른 시민들이 자금성을 내려다보며 쑥덕거렸다. 악명높은 중국 황사에 익숙해졌을 법한 중국인들 눈에도 이날 황사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22일 중국 베이징 징산공원에 설치된 관광 안내판. 짙은 황사로 표시된 건물이나 관광지를 대부분 식별할 수 없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22일 중국 베이징 징산공원에 설치된 관광 안내판. 짙은 황사로 표시된 건물이나 관광지를 대부분 식별할 수 없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공원에서 바라본 자금성은 가까운 고궁 지붕의 누런 형체만 눈에 들어올 뿐 전체 윤곽조차 보이지 않았다. 자금성 맞은편에 위치한 천안문 광장과 인민대회당은 먼지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시내 중심부 고층 빌딩들도 대부분 육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안개가 베이징을 집어삼킨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중국 미세먼지 PM10의 수치는 1591㎍/㎥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50㎍/㎥의 32배에 육박했다. 초미세먼지 PM 2.5는 442㎍/㎥로 권고 기준 25㎍/㎥의 약 18배였다. 지난 10일, 14일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황사인데, 이번이 가장 심하다.

21일 오전 10시 기준 중국 미세먼지 PM10의 수치는 1591㎍/㎥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50㎍/㎥의 32배에 육박했다. 사진 중국 '기상예보' 어플 캡처

21일 오전 10시 기준 중국 미세먼지 PM10의 수치는 1591㎍/㎥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50㎍/㎥의 32배에 육박했다. 사진 중국 '기상예보' 어플 캡처

종합대기질(AQI) 수치는 최고치까지 올라갔다. 중국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뉘는데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최고 위험 값인 500을 유지했다.

22일 중국 베이징 시내 창안대로. 중국 기상국은 이날 가시거리가 1km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22일 중국 베이징 시내 창안대로. 중국 기상국은 이날 가시거리가 1km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중국 기상국에 따르면 이날 가시거리는 1㎞다. 천안문 앞을 관통하는 창안대로를 달리자 다음 신호등이 명확히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사고 위험 때문인지 도로 곳곳에는 교통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시내에선 마스크를 쓴 채 기침을 하거나 가래침을 뱉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보행자들은 강한 바람까지 동반한 황사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종종걸음을 했다.

22일 중국 베이징시 도심에 주차된 차량이 누런 흙먼지에 뒤덮여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22일 중국 베이징시 도심에 주차된 차량이 누런 흙먼지에 뒤덮여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도심에 주차된 차량들은 누군가 진흙을 뿌리기라도 한 것처럼 누런 먼지로 덮였다. 손가락으로 슬쩍 닦아내 보면 진회색 먼지에 손가락이 시커멓게 변할 정도였다.

전날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신장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는 하루 만에 베이징, 톈진, 지린, 랴오닝 등 중국 북동부 15개 지역을 강타했다. 이들 지역 모두 황사 황색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지난 20일 중국 간쑤성 장예시에 100미터 높이의 모래폭풍이 덮쳤다. 사진 중국 CCTV 캡처

지난 20일 중국 간쑤성 장예시에 100미터 높이의 모래폭풍이 덮쳤다. 사진 중국 CCTV 캡처

중국 간쑤성에선 100m 높이의 모래 폭풍이 덮쳤고, 네이멍구 일부 지역에는 시뻘건 모래바람이 강타해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베이징에선 새벽 5시를 기해 황색경보가 내려졌다.

지난 21일 오후 5시, 중국 네이멍구 얼롄하오터시에 불어닥친 붉은 황사. 사진 웨이보 캡처

지난 21일 오후 5시, 중국 네이멍구 얼롄하오터시에 불어닥친 붉은 황사. 사진 웨이보 캡처

기상국은 이번 황사의 원인과 관련해 지난달 중국 서북부 지대 강수량이 적은 상황에서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루 만에 중국 대륙을 횡단한 황사는 23일부터 서해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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