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포츠카, 로터스…‘제2의 볼보 신화’ 노린 대변신

  • 카드 발행 일시2023.03.23

경주차란 골인 지점까지만 버틸 수 있으면
그 직후에 부서져 버릴 정도로 가벼운 것이 좋다. (로터스 설립자 콜린 채프먼)


영국의 명품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를 아는가. 페라리·포르셰·람보르기니 등 세기의 스포츠카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마니아 사이에선 꽤 이름 높은 브랜드다. 핵심은 ‘초경량’. 대부분의 로터스 차량은 1t이 채 되지 않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994년 발표한 로터스의 ‘엘리스(Elise)’ 시리즈1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외장을 가벼운 금속 프레임에 조합한 전형적인 경량 로드 스타다. 당시 공차 중량 725㎏(1600lb)이라는 초경량으로 출시했다. 이는 기아의 모닝 (865~885㎏)보다 가벼운 무게다. 가벼운 무게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을 갖지만 5.8초 만에 0-60mph(97㎞/h)를 가속할 수 있다.

가벼운 차체에 빠른 속도로 세기를 놀라게 했던 로터스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일본·미국 자동차 업계는 비슷한 콘셉트의 경량화 차량을 낮은 가격으로 속속 출시했다. 1989년 일본 마쓰다(MAZDA)의 클래식 스포츠카 ‘미아타’는 1만3000달러부터 가격이 책정됐는데, 로터스의 경쟁 차량인 엘란(Elan)은 무려 3만9900달러부터 시작했다. 포드의 클래식 아메리칸 ‘머스탱’도 약 1만 달러부터 시작해 로터스 모델보다 훨씬 저렴했다.

1994년에 발표된 경량 로드스터, 로터스 엘리스(Elise) S1. 사진 로터스

1994년에 발표된 경량 로드스터, 로터스 엘리스(Elise) S1. 사진 로터스

경쟁 업체의 기세에 밀린 로터스는 연간 수천만 파운드의 손실을 냈다. 적자의 늪에 빠진 로터스는 투자자들에게 찬밥 신세였다. 1986년 경영난으로 제너럴 모터스(GM)에 지분 상당수를 넘겼고, 96년 말레이시아의 국영 기업 프론토(Proton) 홀딩스에 인수됐다. 그러나 프론토마저 경영난으로 인해 매각됐고 갈 길을 잃은 신세가 됐다. 이때 로터스를 품에 안은 회사가 바로 중국 최고 민영 자동차 회사인 지리(吉利)다.

‘볼보’의 화려한 부활, 로터스도 가능할까

지리홀딩스 회장 리수푸(李書福)는 로터스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4억4200만 위안(약 840억원)에 로터스 지분 51%를 인수한 직후 브랜드 독립에 나서며 ‘그룹 로터스’를 만들었다. 당시 전동화·지능화 전환을 공언했던 리수푸는 로터스의 자회사에 공장까지 짓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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