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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에 드론 157억원어치 팔았다…러시아의 든든한 버팀목”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된 중국제 상업용 드론 무진-5. 사진 CNN 캡처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된 중국제 상업용 드론 무진-5. 사진 CNN 캡처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1년 넘게 러시아에 드론(무인기)을 꾸준히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26개 업체가 생산한 드론이 중국 수출업체 70곳을 통해 러시아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공식 세관 자료에서 확인한 것으로, 수출 규모는 약 1200만 달러(약 157억원)였다.

러시아에 수출된 드론의 절반 이상은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인 중국의 DJI(大疆創新·다좡창신) 제품이었다. DJI의 드론은 다른 회사의 제품과 함께 섞여 선적돼 중개업자와 소규모 수출업자 등을 통해 러시아로 수출됐다. 일부는 DJI의 자회사인 ‘아이플라이트(iFlight) 테크놀로지’를 통해 러시아에 직접 판매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지난 16일 “DJI가 지난해 11∼12월에 배터리와 카메라 등 드론 관련 부품을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러시아 유통업체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DJI 다음으로 수출 규모가 큰 곳은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에 자회사를 둔 중국 드론 업체 오텔(Autel)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 2월까지 약 200만 달러에 달하는 드론을 러시아로 수출했다.

NYT “중국, 러시아의 중요한 버팀목”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 환영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건배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 환영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건배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는 중국이 러시아로 직접 수출한 것만 집계한 것이다. 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라루스 등 러시아에 우호적인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간 비공식 수출까지 포함한다면 중국의 대(對)러 드론 수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NYT는 “(중국의 드론 수출은)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양국 사이에 ‘조용한 협력’이 계속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은 군사적·외교적·경제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에게 점점 더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중국 업체들이 러시아에 수출한 드론에 미국 등 서방의 기술이나 부품이 사용됐다면, 미국이 주도해 벌이고 있는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것이 된다. 하지만 DJI는 NYT 보도에 대해 “지난해 4월 16일 이후 러시아에 드론을 직접 수출한 기록이 없다”며 “전쟁 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대한 드론 수출을 중단했다”고 반박했다.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는 것이다. 중개 회사를 통한 2차 판매 등에 대해선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DJI는 NYT에 “다른 전자제품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자사 제품이 회사 통제를 벗어나 유통될 경우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텔 측도 “러시아에 대한 드론 판매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도 “중국 드론에 미국의 기술과 부품이 포함돼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군사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드론을 러시아에 꾸준히 보낸다면 미·중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10일 도네츠크주에서 격추한 러시아군 진영에서 발사된 드론이 중국 푸젠성의 한 기업이 만든 민간용 드론인 ‘무진-5’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美 대이란 제재…유럽산 드론엔진 등 군사 장비 조달 혐의

지난 2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관련 기념 행사에서 이란제 드론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관련 기념 행사에서 이란제 드론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미국 재무부가 이란과 튀르키예 기관 4곳과 개인 3명에 대해 제재 조치를 시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제재를 받은 곳은 이란 국방기술과학연구센터(DTSRC)와 이곳에서 통상 관리자 및 조달 요원으로 근무한 아마날라 파이다르, 파이다르가 설립한 주식회사 파라잔 산업 엔지니어링, 튀르키예 국적의 무라트 부키다. 이들은 이란 국방부와 병참부를 대신해 유럽산 드론 엔진을 비롯한 각종 군사장비를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은 “이란이 무인항공기(UAV)와 재래식 무기를 대리인을 통해 확산시킨다는 점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며 “이로 인해 지역 안보와 세계 안정이 계속해서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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