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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80억 경유까지 몰래 북송…서·남해에 안보범죄 전담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3일 오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 선박이 부산 감천항 한 수리조선소 안벽에 계류돼 있다.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부터 출항이 보류된 상태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처음이었다. 연합뉴스

2019년 3일 오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 선박이 부산 감천항 한 수리조선소 안벽에 계류돼 있다.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부터 출항이 보류된 상태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처음이었다. 연합뉴스

해양경찰이 바다 위 안보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서해해경청과 남해해경청에 신설했다. 해양경찰청은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불법거래와 대북제재 위반 선박 등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안보범죄전담반’을 만들었다고 2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유엔이 금지한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이전 방식으로 북한 선박에 석유를 옮겨 싣는 범행은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2017년 9월 전남 여수항에서 경유를 싣고 출항한 P호가 동중국해 해상에서 북한 선박 2척에 경유 4320t을 공급했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2018년엔 파나마 국적의 카트린호가 북한 청진항에서 북한 선박에 경유 1200t을 옮겨실은 사실이 부산 해경 수사에서 드러났다. 지난 1월엔 선적 간 환적으로 35차례에 걸쳐 경유 1만8000t(시가 180억 원 상당)을 북한에 공급한 유류 브로커와 국내 정유공급업체 직원 2명이 서해해경청에 적발됐다. 이들은 모두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북한에 경유를 공급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은 2018년 트위터를 통해 지난 2018년 5월 18일 파나마 선적 상위안바오(SHANG YUAN BAO)호와 북한의 백마(PAEK MA)호 간 화물을 옮겨싣는 모습이라며 사진들을 소개했다. 6월 7일 파나마 선적 뉴리젠트(NEW REGENT)호와 북한 유조선 금운산(KUM UN SAN) 3호가 호스를 사용해 환적하고 있다. 미국무부ISN트위터 캡쳐=연합뉴스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은 2018년 트위터를 통해 지난 2018년 5월 18일 파나마 선적 상위안바오(SHANG YUAN BAO)호와 북한의 백마(PAEK MA)호 간 화물을 옮겨싣는 모습이라며 사진들을 소개했다. 6월 7일 파나마 선적 뉴리젠트(NEW REGENT)호와 북한 유조선 금운산(KUM UN SAN) 3호가 호스를 사용해 환적하고 있다. 미국무부ISN트위터 캡쳐=연합뉴스

선박 대 선박 이전은 대부분 공해상에서 이뤄진다. 범행에 가담한 선박의 선적지(船積地)를 관할하는 곳이 수사 주체가 된다. 해운선사와 조선소 대부분이 부산에, 정유업체는 여수, 울산 등에 모여있다 보니 서·남해경청 산하 일선 해경서 보안계가 수사를 맡는다. 그러나 대북제재 위반 선박을 수사하다 보면 관할 지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인력(보안계 3명)도 부족했다. 이에 수사관들 사이에선 “지방청에 안보 전문수사 기관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한다. 국감과 정부 업무보고에서 “해경에 안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13일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해양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해상의 대북안보체계를 확립하고 불법 어선, 해상마약, 해양안전저해 사범 등을 다루는 안보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김종욱 해경청장이 “안보범죄 수사력 강화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안보범죄전담반 신설이 급물살을 탔다. 서해청과 남해청 신하 광역수사대에 첩보를 다루는 보안계와 외사계 직원을 추가로 배치한 안보범죄전담반이 만들어졌다. 안보전담반은 다음 달 1일부터 대북제재 위반 선박 및 산업 스파이 등 해양 안보범죄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게 된다. 해경은 국정원·외교부와도 협조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교해지는 해양 안보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반을 만들었다. 안보범죄수사계 등으로의 확장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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