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 스미레 3단 ● 이형진 6단

장면 6
장면⑥=중반의 몸싸움에 대해 AI는 인간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 AI는 싸운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삶과 죽음, 선혈 등의 느낌도 없다. 묵묵히 길을 찾아간다. 더 나은 길, 승리에 유리한 길.
화점의 최대 약점은 ‘삼삼’이었다. AI 이전에는 모든 인간 고수들이 그렇게 믿었다. 흑1의 침입은 AI 이후 등장했다. 백2엔 3의 젖힘. 스미레는 백4로 받고(A로 받을 수도 있다) 6 따냈다. 이제 흑은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일까.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흑1을 추천한다. 백2엔 흑3. 이런 장면에서 AI의 수법은 참 무욕하다. 기막힌 수, 결정적인 수는 없으니 균형을 유지하며 그냥 한 걸음씩 나아가라는 권한다. 그러나 인간은 수를 내고 싶다. 수가 보이기 때문에 도저히 그 유혹을 떨칠 수 없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이형진은 애초의 계획대로 흑1 밀고 나왔다. 이후의 수순은 일사천리. 흑은 백 두 점을 잡았고 백은 흑 한 점을 고립시켰다. 누가 잘됐는가. 이건 안목의 문제다. ‘판단의 신’이라 할 AI는 백 손을 번쩍 들어준다. 백은 1~2집 불리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2집 우세하다고 한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