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북한 위성’겨냥 독자제재…안보리, 대북 규탄 또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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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또다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미·일은 북한의 ICBM 도발을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모든 이사국들의 의장성명 채택 동참을 호소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안보리의 2개 이사국(중·러)은 유엔이 침묵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의 침묵은 안보리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물론 안보리의 집단적 권한을 무시하려는 북한의 욕구를 대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북한의 적대정책과 안보리 기능 위협, 유엔 자체에 대한 뻔뻔한 조롱은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옹호해온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전례 없는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벌인 것이 북한에 불안함을 갖게 한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한·미 연합훈련 등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및 안전을 위험하게 만드는 어떠한 군사활동에도 반대한다”며 한·미에 화살을 돌렸다.

중·러의 반대로 유엔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21일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 초점을 맞춘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발표된 독자 제재안으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에 특화된 감시대상 품목(watch list)을 지정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처음이다.

재재 대상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이영길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김수길 전 군 총정치국장(현 평양시 당위원회 책임비서)을 포함한 개인 4명과 중앙검찰소 등 기관 6개가 포함됐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정부가 지정한 제재 대상은 개인 35명과 기관 41개로 늘어났다.

정부가 북한 인공위성 개발을 타깃으로 한 제재안을 발표한 배경은 북한이 ICBM 기술 개발 및 도발을 하면서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핵심과제로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제시했으며,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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