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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틱톡, 퇴출 공세 속 가이드라인 원칙 공개…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각국의 퇴출 공세가 거세지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틱톡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원칙을 공개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2019년부터 분기별로 국가별 법적 요청과 콘텐트 관리 현황 등을 보고서로 발표한 데 이어 이를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의 제정 원칙을 처음 밝힌 것. 틱톡의 노력이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미국 공공기관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이후 유럽 등 다른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공기관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이후 유럽 등 다른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틱톡에 따르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원칙은 틱톡이 제품을 개발하고, 정책을 운용하고, 콘텐트를 관리하고, 향후 방향을 설정하는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21일 틱톡이 공개한 원칙은 크게 세 가지. 균형성·존엄성·공정성이다. 표현의 자유와 위험성 예방 간의 균형을 잡고, 개인 프라이버시 등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동시에,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공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해 줄리 드 바이엔쿠트 틱톡 상품 정책 글로벌 총괄은 지난 16일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정신 건강을 예로 들었다. “틱톡에서 사용자들이 과거의 충격적인 경험과 회복 과정을 털어놓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만큼 우리 플랫폼에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편안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논의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조처를 해야 한다”는 설명.

이게 왜 중요해  

① 개인정보 의구심 커지는데: 지난해 말 미국 의회에서 통과한 틱톡 사용 금지 법안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 올해 들어 캐나다·일본·벨기에·뉴질랜드·영국 등도 정부기관 등 공공영역에서 틱톡 금지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 있는 모회사 바이트댄스 직원이 포브스·파이낸셜타임스 기자 계정 데이터에 무단 접근했다가 해고된 사실이 알려지고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우려하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틱톡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틱톡이 내놓은 대안은 ‘텍사스 프로젝트’. 미국 오라클과 협력해 텍사스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모두 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 사용자들을 위해 아일랜드에서도 ‘프로젝트 클로버’를 진행하겠다는 계획.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요구한 틱톡 창업자 보유 지분 매각 방안보다 사용자 데이터를 더 많이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② 안전성부터 입증: 2020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한 차례 실패했던 틱톡 퇴출론이 다시 힘을 받는 것은 지난 3년간 급증한 틱톡의 영향력 때문이다. 3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 1위(앱토피아)에 오르는 등 피부로 와 닿게 성장했기 때문. Z세대가 즐겨 찾는 앱인 만큼 다양한 청소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심사 기반 추천피드로 헤어 나올 수 없는 ‘토끼굴’로 몰아넣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틱톡은 꾸준히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 중이다. 지난해 7월 콘텐트 레벨 시스템을 도입해 복잡하거나 성숙한 주제를 담은 내용을 필터링해 추천피드에서 제외하고, 이달부터는 만 18세 이하 사용자는 하루 60분 사용 제한이 자동으로 설정되는 기능을 도입했다. 다음 달에는 사용자에게 더 이상 관련성이 없다고 느껴질 경우 추천피드에서 재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 예정.

③ 선제적 대응도 시도: 현재 가이드라인은 ▶미성년자 안전 ▶위험 행위와 챌린지 ▶자살, 자해 및 섭식 장애 ▶성인의 알몸 노출 및 성적 활동 ▶증오 행동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지만, 사후약방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이 생기면 관련 내용을 추가해 게시물을 제한하고 삭제하는 방식이기 때문. 달리는 열차 위로 걸어 다니는 ‘지하철 서핑’이나 대용량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보그’ 등 이미 새로운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 중인 ‘보그 챌린지’. 대용량으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모습. 틱톡 캡처

틱톡에서 유행 중인 ‘보그 챌린지’. 대용량으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모습. 틱톡 캡처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선제적 대응이 눈에 띈다. 저스틴 에를리치 틱톡 이슈 정책 및 파트너십 글로벌 총괄은 “전 세계 100여개 기관과 협력해 국제법에 맞춰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요즘 화제가 되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성 및 합성된 게시물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오 행동에 대한 보호 대상도 인종·민족·국가·성별 등 기존 영역에 ‘부족(tribe)’이 추가된다. 다양성 존중과 소수자 보호를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좁혀나가고 있는 것.

더 알면 좋은 것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 트위터 캡처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 트위터 캡처

저우서우즈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처음으로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하는 만큼 개인 정보 유출 및 중국 공산당과 유착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틱톡 CEO로 임명된 저우는 싱가포르 출신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 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샤오미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거쳤다. 3개월 만에 사임한 미국인 출신 전임 CEO 케빈 메이어와 달리 특정 국가에 얽매이지 않는 글로벌한 배경이 강점이다. 지난 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하는 등 입장을 밝히는 데도 적극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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