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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더미래 이어 민평련 간담회…기소 후도 ‘대표직 유지’ 가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대표와 설훈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와 설훈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기소를 하루 앞둔 21일 김근태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과 만났다. 지난 15일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 좋은 미래’와의 간담회에 이어 또다시 당 내홍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다양성’을 강조하며 운을 뗐다. 그는 “정당은 군대나 관료 같은 조직이 아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사가 모이는 집단이기 때문에 다양성이 본질”이라며 “다양성은 더 큰 결과를 만들기 위한 재료이자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논쟁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발언을 인용하며 “다양한 의견이 은폐되거나 억압돼서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게 최악”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평련 소속 의원 21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참석자와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대표적인 비이재명(비명)계 설훈 의원이 뒤늦게 들어오자, 이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먼저 왔습니다”라며 손을 내밀었고 설 의원은 “내가 먼저 오려고 했는데”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았다.

민평련은 1시간 20분가량 간담회 후 “당대표 중심으로 단결과 통합을 통해 당을 안정하는 것이 총선의 밑거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공개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여러 의원을 만난 결과를 종합해 비전과 결단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특히 강성 지지층 문제와 관련해 여러 우려가 오갔다고 한다. 다만 한 비명계 의원은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관련해선 좋아진 게 아니냐, 이 대표 덕분”이라는 덕담도 건넸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개의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개의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이 대표가 기소 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당헌 80조 1항에 따르면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는 정지되지만,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80조 3항)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8월 이 대표 취임 이틀 전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개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위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80여명으로 구성된 당무위원회의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당 대표가 주재하는 당무위원회의 사회권도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고, 이 대표는 회의에 불참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명계에서 반발할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지도부 인사들에게 “당무위를 소집해 한 번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비명계 의원은 “군소리 안 나오게 밀어붙이겠다는 심사”라는 불만을 표했다.

검찰은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묶어 22일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해당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부결됐으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한 영장 청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이 추가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보내는 시점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체포안과 함께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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