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은아, 선생은 왜 된 거야? ‘더 글로리’ 떡밥의 찝찝함

  • 카드 발행 일시2023.03.22

동은아, 넷플릭스 1위래. 그런데, 왜 그랬어?

‘더 글로리’의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파트2(9~16회)는 공개(3월 10일) 사흘 만에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앞서 2021년 ‘오징어 게임’이 공개 일주일 만에 세운 기록을 갈아치웠다. 파트1(1~8회)의 화제성을 이어가면서 찬사도 쏟아진다. 악역들의 실감 나는 연기, ‘김은숙표’ 명대사를 한 줄 한 줄 곱씹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꿈보다 해몽이 찬란한 분석도 많이 나온다. 급기야 정치판에서도 인용된다. ‘더 글로리’, 영광의 나날이다.

'더 글로리' 파트1 메인 포스터. 고데기와 바둑판, 명품 시계, 메스 등 드라마에서 의미 있게 쓰이는 소품과 함께 초록색 구두가 배치돼 있다. 사진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1 메인 포스터. 고데기와 바둑판, 명품 시계, 메스 등 드라마에서 의미 있게 쓰이는 소품과 함께 초록색 구두가 배치돼 있다. 사진 넷플릭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스릴러 장르(제작진은 ‘복수 비극’으로 규정했다)인데도 앞서 제시된 단서나 장치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 파트2까지 완주한 스릴러 장르 애호가의 답답함은 극에 달하게 된다.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에서 매번 지적되는 개연성과 핍진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드라마 보면서 왜 그리 까다롭냐고 할 수도 있다. ‘더 글로리’의 여러 장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만, 단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드라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다른 종류의 찝찝함을 남긴 점이 아쉽다. 그래서 이걸 따져보기로 했다. ※ 주의. 이하 ‘더 글로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WHAT. 허무했던 ‘떡밥’, 어긋나는 복선

📌문동은 왜 하예솔의 담임이 되어야 했나

모든 것을 다 가진 네가 순간이나마 내가 두려울 곳. 60㎡ 나만의 체육관에 온 걸 환영해, 연진아.

문동은(송혜교)은 모든 것을 다 가진 박연진(임지연)이 두려워할 만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그의 딸 하예솔(오지율)의 담임 선생님이 됐다.

그러나 복수는 직무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문동은이 예솔이 아버지 하도영(정성일)에게 접근하는 매개체는 바둑이었고, 박연진 무리의 갈등 조성은 최혜정(차주영) 등의 뒤를 쫓는 ‘이모님’ 강현남(염혜란)이 물어오는 정보, 훔쳐오는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했다. 동은은 18년간(2004~2022년) 죽을 고생을 해 교육대학에 가고, 세명학원 김신태 이사장(박상종)의 사생활을 캐내고, 이를 이용해 협박까지 해 겨우 세명초등학교 1학년 2반 담임이 된다. 이로 인해 이미 1학년 2반을 맡고 있던 양우경 선생님은 일자리를 잃었다.

The JoongAng Plus 전용 콘텐트입니다.

중앙 플러스 처음이라면, 첫 달 무료!

인사이트를 원한다면 지금 시작해 보세요

지금 무료 체험 시작하기

보유하신 이용권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