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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삼성페이, 이게 다르다…"카드 혜택 줄 것" 말나온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이폰 등 애플 기기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애플페이가 21일 국내 출시한 가운데, 카드업계가 결제 시장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이날 오전까지 17만명이 서비스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날부터 애플 기기 이용자는 애플페이를 통해 비접촉식 결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카드 결제 단말기에서만 가능하다. 대중교통에선 쓸 수 없다. 또 현재까진 애플페이에는 현대카드가 발급한 비자·마스터 카드와 국내 전용 신용·체크카드만 등록할 수 있다.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카드 결제 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임성빈 기자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카드 결제 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임성빈 기자

대부분의 경쟁 카드사도 애플페이와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지만 적극적이진 않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당장 NFC 단말기의 전국 보급률도 10%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또 애플 기기 이용자에 청소년 등 나이가 어린 세대가 많아 카드 매출 등에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애플과 새로 협상을 시작할 경우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독점 상태는 지속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애플페이 사용으로 애플에 줘야 하는 수수료가 카드 소비자의 혜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는 앞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허용하면서 “신용카드사는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지만, 업계에선 무이자 할부 혜택을 더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 축소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애플이 미국에서 받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결제 건당 최대 0.15% 수준으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한해 거둬들이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10억 달러(약 1조3100억원)에 이른다. 경쟁 서비스인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카드사의 수익성은 이미 악화하고 있다. 이미 영세·중소 가맹점에 매기는 수수료는 0.5~1.5% 수준까지 내려 자금 조달·마케팅 업무 등에 드는 원가보다 낮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통해 이익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이미 많은 카드사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애플페이가 결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보고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107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지만, 카드사(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2조6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전년 대비 206억원 증가)·할부 수수료 수익(3892억원 증가) 등이 늘어난 것보다 이자비용(8254억원)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이는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쓴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애플페이 신규 등록이 급격하게 늘면서 일부 이용자는 결제 실패나 등록 지연 등의 오류를 겪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편의점에 오전, 오후에 걸쳐 갔는데도 첫 결제에 실패했다”며 “하도 안돼서 사장님한테 애플페이 되긴 되냐고 물어봤더니, 단말기가 결제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했다”는 등의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결제 관련 정보처리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이며 보완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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