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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러에 휴전 요구 안 돼"…하이마스용 로켓 등 추가지원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2박 3일 간의 방러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이 러시아에 철수가 아닌 휴전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 5000만 달러(약 4567억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우한(武漢) 기원설’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등 밀착하는 중ㆍ러에 견제구를 날렸다.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직접 압박하길 권한다”며 “여기엔 유엔헌장에 따라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의 (철수가 아닌) 우크라이나 영토에 남겨 두는 휴전 요구를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입장문을 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시 주석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휴전 주장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군이 현 점령지에 남을 경우 “자신들이 유리한 시점에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전쟁을 동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으려는 러시아의 어떤 전술적 조치에도 속아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겠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휴전'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S60 대공포로 사격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겠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휴전'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S60 대공포로 사격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중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아직 중국이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어떤 결정을 내렸다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중국이 그것(무기 지원)을 테이블에서 치웠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백악관은 미ㆍ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 끈끈해진 중ㆍ러 밀월 관계에 대한 불편한 속내도 직설적으로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양국은 미국의 리더십과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에 불만을 품고 화내는 나라들”이라며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잠재적인 동맹으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일종의 생명줄로 여긴다. 애정이라기보단 정략결혼”이라고 날 선 비판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2022 인권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방러를 비판했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잔혹 행위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중국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러시아의 범죄 행위에 대해 ‘외교적 은닉(diplomatic cover)’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기원법'으로 중국 견제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다연장로켓인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ㆍ하이마스)용 정밀 유도 로켓과 155㎜ 포탄, 적의 레이더 등을 무력화시키는 고속 대방사선 미사일(HARM), 휴대용 대전차 로켓인 AT-4 등이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앞서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앞으로 1년간 155㎜ 포탄 100만 발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한 데 대해 따로 성명까지 내며 반겼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주권과 영토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함께 하는 50개국 이상의 나라에 박수를 보낸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의 단결을 강조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코로나19의 진원으로 의심해왔다. EPA=연합뉴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코로나19의 진원으로 의심해왔다. EPA=연합뉴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담은 ‘코로나19 기원법’에 서명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지난달 말 미 에너지부는 연방수사국(FBI) 등에 이어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코로나19의 발원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해당 법안은 탄력을 받아 지난 10일 미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다만 시 주석의 방러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한 것을 두고는 “코로나19를 부각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약화시켜 중ㆍ러 밀월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라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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