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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에 핵심 역할"...檢 이화영 외국환거래법 추가 기소

중앙일보

입력

수원지검은 21일 쌍방울 그룹과 대북송금을 공모한 혐의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연합뉴스

수원지검은 21일 쌍방울 그룹과 대북송금을 공모한 혐의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21일 추가 기소했다.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전달한 800만 달러가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과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것이라는 판단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경기도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이화영 추가 기소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의 송명철 부실장 등에게 총 800만 달러를 건네는 과정에 공모·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2019년 1~4월 200만 달러와 300만 달러 등 2차례에 걸쳐 총 500만 달러, 같은 해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각 100만 달러씩 총 3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전달한 500만 달러는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대납’,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라고 적시했다. 500만 달러 대납에 대해선 “대북제재 등으로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지급이 어렵게 되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부담하기로 하고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한에 전달했다”고 적었다. 나머지 3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이재명 전 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던 중 북측으로부터 방북 비용을 요구받았지만, 지자체 자금으로 마련할 수 없게 되자 김 전 회장과 쌍방울이 이재명 전 지사를 대신해 방북 비용을 내기로 하고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에 전달했다”고 기재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경기도

 쌍방울이 북한에 전달한 돈이 모두 “경기도 사업비를 대납한 것”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지난달 3일 기소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공범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공소장에도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지원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고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했다”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문제를 이 전 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와 상의했다”며 이 전 부지사의 공모·관여 정황을 적시한 바 있다.

‘이재명, 쌍방울 대납 알았나’…뇌물죄 수사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10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김 전 회장을 비롯한 쌍방울 관계자들은 재판 초기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을 모두 부인했으나,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중 붙잡혀 압송된 이후부터 입장을 바꿔 뇌물공여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들은 재판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북한에 전달한 800만 달러는 이 전 부지사의 요청 등으로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과 ‘이재명 전 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했다”고 진술해 왔다.

지난 3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은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이) 관련 없다고 생각하면 (북측은) 계약서를 안 써준다고 했다. 북한에서 종이쪽지(계약서)만 받아온들 무슨 소용이겠나. 북한에 100억원을 보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 있겠나”고 말했다.

2018년 11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국제대회 현장에는 쌍방울 임원들도 참석했다. 빨간색 동그라미 왼쪽이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모씨(구속기소), 우측은 양선길 현 회장이다. 경기도

2018년 11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국제대회 현장에는 쌍방울 임원들도 참석했다. 빨간색 동그라미 왼쪽이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모씨(구속기소), 우측은 양선길 현 회장이다. 경기도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원활한 대북 경제협력 진행 등을 대가로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사업비와 도지사 방북 비용을 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물론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뇌물죄(제3자 뇌물제공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쌍방울 대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겠다는 거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쌍방울 관계자 등을 통해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와 건설업자 A씨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최소 3차례 이상 통화했다는 정황도 파악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 측이 북에 건넨 800만 달러는 쌍방울 대북 사업을 위한 계약금 또는 거마비”라며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을 전화로 연결해 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쌍방울은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진행했고, 김 전 회장의 방북을 추진했다.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 무죄를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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