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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순항미사일 철도수송 중 박살…우크라 "크림반도 곧 해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북부에서 발생한 폭발로 철도로 수송되던 러시아 순항미사일이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가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이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모습을 일부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당국이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모습을 일부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시(市)가 드론 공격을 받아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크림반도 북부의 잔코이에서 발생한 폭발로 러시아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여러 발이 철도로 수송되던 중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곳이다.

러시아 흑해 함대에서 사용하는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의 핵심 무기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 시설 등을 타격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과 동급으로 평가받으며 최대 사거리는 약 2500㎞에 달한다. 특히 잠수함에서 발사되면 해저 50m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1발에 98만 달러(약 13억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거나, 어떤 무기로 공격했는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폭발로 러시아의 무장 해제 과정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해방을 준비한다”고 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으로 전쟁이 시작됐고, 크림반도 해방으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시가 20일 밤 드론 공격을 받아 1명이 다쳤다고 크림공화국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철도로 수송 중이던 순항미사일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사진 올레그 크류츠코프 텔레그램 캡처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시가 20일 밤 드론 공격을 받아 1명이 다쳤다고 크림공화국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철도로 수송 중이던 순항미사일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사진 올레그 크류츠코프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측은 잔코이에 폭발물을 실은 드론 공격이 발생했고, 그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공화국 행정부 수반은 “방공시스템이 가동됐으나 30대 남성 1명이 다치고, 다수의 공공시설과 전력망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다만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파괴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크림공화국 수반 고문 올레그 크류치코프는 “드론 1대는 잔코이 기술학교 상공에서 격추돼 학교와 기숙사 건물 사이에 떨어졌는데, 주변에는 어떤 군사시설도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리 주민들이 러시아를 선택한 것에 복수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크림반도는 지난해 8월 이후 종종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주로 크림반도 최대 도시 세바스토폴과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 등 우크라이나 영토와 멀리 떨어진 크림반도 남부 지역에 공격이 집중됐다. 크림반도 북부 지역의 대대적인 공격은 사실상 처음이다. BBC는 “이번 폭발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것이라면, 2014년 이후 병합된 크림반도에 대한 몇 안 되는 진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잔코이는 러시아 본토로 이어지는 크림반도 주요 철도 노선 2개가 교차하는 곳으로 물류의 핵심 요충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잔코이 철도가 마비되면 러시아 흑해 함대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일부 지역의 물자 공급이 전부 마비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 당국은 철도는 손상되지 않아 기차는 예정대로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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