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찾아간 덴마크 이곳…'상암 소각장 갈등' 해법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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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사진 서울시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사진 서울시

“(쓰레기 소각장에) 아이디어를 활용할 여지는 넓어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현지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 쓰레기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시설인 ‘아마게르 바케’를 찾은 뒤 “(소각장을) 지하에 만들면 매력 요소 만드는 데 한계가 생긴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마포구 상암동을 2026년부터 가동될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하루 처리 용량 1000t 규모) 후보지로 결정했다. 신규 시설을 얼마든지 랜드마크로 꾸밀 수 있다는 게 오 시장 생각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2017년 가동을 시작했다. 지상 건물 상부에 인공산을 얹었다. 이 때문에 소각장 아닌 ‘코펜 힐(Copen Hill)’로 불린다. 인공산 아이디어로 2021년 세계 건축 축제(WAF)에서 ‘올해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시설) 전체 50%나 80%만 지하화하는 등 융통성 있게 (가능성을) 열어놓으면 좋겠다”며 “상암 주민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시설 '아마게르 바케'의 모습. 굴뚝 위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20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시설 '아마게르 바케'의 모습. 굴뚝 위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덴마크 쓰레기 소각장, 스키장 갖춘 인공산

코펜하겐 도심은 대부분 평지다. 이에 아마게르 바케 인공산과 125m 높이 소각장 굴뚝이 눈에 확 들어온다. 소각장을 외진 곳에 감추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인공산엔 초록색 스키 슬로프가 쭉 깔렸다. 슬로프는 플라스틱 합성 소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굳이 스키를 타지 않아도 언덕을 동네 ‘뒷산’처럼 즐길 수 있다. 건물 저층부에서부터 꼭대기까진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아마게르 바케 출입구는 음압시설로 된 이중 구조다. 시설 안엔 밖과 달리 시큼하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평상시엔 5t~8t 트럭이 오가며 매일 1500t 정도 폐기물을 배출한다는 게 시설 관계자 설명이다. 시설은 쓰레기를 하루 2000t씩 연중무휴 처리한다. 아마게르 바케 관계자는 “하루에 반입되는 트럭이 250여대 정도 된다”며 “악취를 따로 빼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냄새가)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는 소각로에서 태운다. 내부 설비를 갖춰 유해 물질은 걸러지고, 굴뚝을 통해 나오는 연기엔 수증기와 미량의 이산화탄소만 남는다고 한다.

'아마게르 바케' 주변모습. 왼쪽은 스키장과 카페 등에 대한 안내도. 오른쪽은 아마게르 바케에 조성된 스키장의 모습.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아마게르 바케' 주변모습. 왼쪽은 스키장과 카페 등에 대한 안내도. 오른쪽은 아마게르 바케에 조성된 스키장의 모습.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소각장 전망대선 멀리 옆 국가 도시 보여

아마게르 바케 카페와 전망대도 명소다. 전망대 높이는 85m에 이른다. 매일 운행하는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는 누구나 탑승이 가능하다. 전망대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까지 보인다. 한 현지인은 “이곳이 소각장이란 생각을 하고 오진 않는다”며 “그저 풍광을 즐기기 위해 올라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아마게르 바케'에서 85m 높이까지 오를 수 있는 클라이밍 시설의 모습.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아마게르 바케'에서 85m 높이까지 오를 수 있는 클라이밍 시설의 모습.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쓰레기 소각장’ 뜨거운 감자 된 상암동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는 하루 750t 규모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 시설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신규 쓰레기 소각장 설치 후보지로 상암을 정했다. 이에 일부 주민은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굴뚝) 연기가 함유한 화학 물질이 시민이 호흡하는 공기보다도 오염이 덜 된 기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라며 “(한국의) 과학 기술이 덴마크에 미치지 못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노력만 한다면 배출 가스 질을 충분히 유지·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마게르 바케 사례를 참고해서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쓰레기 소각장을 주민 ‘기대 시설’로 만들겠단 계획이다. 상암동은 한강변에 있고, 대관람차 ‘서울링’ 최종 후보지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을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시설이자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쓰레기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쓰레기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서울시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브리게 섬에 있는 하버 배스 수영장에 마련된 다이빙대. 이 다이빙대의 최고높이는 5m다.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브리게 섬에 있는 하버 배스 수영장에 마련된 다이빙대. 이 다이빙대의 최고높이는 5m다. 코펜하겐(덴마크)=나운채 기자

한편 서울시는 용산구 이촌한강공원 거북선나루터에 코펜하겐의 해수 풀장 ‘하버배스’와 같은 부유(浮遊)식 수영장(900㎡ 규모)을 만들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앞서 지난 19일(현지 시각) 하버배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구상을 내놨다. 하버베스에는 1600㎡(480평) 규모 수영장 2개가 무료로 운영 중이다. ‘둥둥’ 떠다니는 갑판처럼 생긴 곳을 걷다가 곧바로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최고높이 5m의 다이빙대도 인기다. 수영장 하부에는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하버배스 건립엔 약 52만 유로(7억2700만여원)가 들었다. 코펜하겐 시(市) 시설재단이 운영하며, 사계절 내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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