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에 수백억 안겨줬다…배터리 수명 마술사, 선양국

  • 카드 발행 일시2023.03.22

국내 대학들이 개발한 기술을 기업 등에 넘겨주고 받는 수익은 연간 1000억원 정도다. 연도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KAIST가 연간 80억원 안팎, 서울대가 7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지난해 한양대의 배터리 관련 기술이 LG화학에 수백억원에 팔리는 사건이 터졌다. 국내 대학 사상 가장 고가의 기술이전 사례다. 한양대의 기술이전 수익은 연간 20억~30억원 수준인데, 한 번에 열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수백억원대 기술 개발의 주인공은 선양국(62)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다. 국내 2차전지 1세대 연구자인 선 교수는 2022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 수상자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도 2014년부터 7년 연속 HCR(Highly Cited Researchers)로 선정된 배터리 분야 톱클래스 석학이다. 글로벌 학술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매년 선정하는 HCR은 각 분야에서 세계 0.1% 수준의 영향력을 가진 연구자를 의미한다.

배터리 외길 30년을 걸어온 선 교수는 “에너지에 국가 생존이 걸려 있다”고 말한다. 특히 모든 것이 모바일화하는 시대엔 배터리 기술이 국가 경쟁력에 직결한다는 것이다. 수백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기술은 어떻게 개발됐을까. 세계 정상의 배터리 석학은 어떻게 성장해 왔을까. 한양대 연구실에서 선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K배터리’ 자부심에 안주하면 안 돼

반도체 다음 먹거리는 배터리라고 하네요.
모든 분야에 다 쓰이니까요. 대표적인 것만 꼽아도 전기차, 로봇, ESS(에너지저장시스템)부터 인공위성, 전기비행기, 드론, UAM(도심항공교통)도 있죠. 지금 전기차가 세계적으로 5~6% 정도 점유하고 있지만, 2030년께에는 크게 잡아 50%, 적게 잡아도 25%는 된다고 보거든요. 그 배터리 수요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또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배터리 기술이 더욱 중요하고요. 반도체보다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