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아, 미안해" 자리 없어도 존재감…봄 배구도 '김연경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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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을 앞두고 있는 김연경. 연합뉴스

챔프전을 앞두고 있는 김연경. 연합뉴스

자리에 없어도 존재감은 엄청나다. 흥국생명 김연경(35)이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봄 배구가 22일 정규시즌 3위 우리카드와 4위 한국전력의 단판 남자부 준플레이오프(PO)로 시작된다. 여자부는 23일 정규시즌 2위 현대건설과 3위 도로공사 PO(3전 2승제)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일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남녀부 7팀이 참석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여자부에서는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에 직행한 흥국생명을 포함한 세 팀 감독과 주장이 참석했다. 최고 스타 김연경은 불참했다.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은 6라운드 중 네 번이나 라운드 MVP를 차지하며 흥국생명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상대팀 사령탑과 선수에겐 '어떻게 김연경을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연경이는 건드리기 싫은데…"라며 "성격이 활발한데 욱하는 성격이 있다. 좀 열받게 해야 할 것 같다. 연경아, 미안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농담을 섞었지만 김연경에 대한 집중마크를 예고했다. 현대건설 황민경은 "일단 도로공사와의 PO에 집중하겠다"는 답변으로 곤경을 빠져나갔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실력이 워낙 출중해 신경전을 걸어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수 차례 대결을 펼친 배유나는 "(김연경을 상대하는 건)말로 표현할 수 없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2명이 뛰는 느낌이다. (옐레나 므라노제비치와 함께)쌍포가 터지면 막기 쉽지 않다. 너무 강해 다른 선수 쪽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아본단자 감독. 연합뉴스

김연경과 아본단자 감독. 연합뉴스

터키 페네르바체에 이어 또다시 함께 뛰게 된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본단자 감독은 "아주 좋은 와인 같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해가 지날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김연경은 V리그 흥행의 주역이었다. 흥국생명은 18번의 홈 경기에서 총 8만1708명을 동원했다. 경기당 4539명으로 여자부 전체 평균 관중의 두 배 정도다. 현대건설과의 시즌 최종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인 6110명이 입장했다. 원정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어쨌든'이란 말을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 복귀 과정, 권순찬 감독 해임 등 우승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실제로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하기도 했다.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그에게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김연경은 "챔프전에 집중하겠다"며 포스트시즌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김연경과 맞붙을 팀이 가려질 PO도 치열할 전망이다. 1위를 질주하던 현대건설은 리그 최고 공격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부상으로 빠진 뒤 고전했다. 그러나 대체선수 몬타뇨가 리그에 적응했고,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연견과 고예림도 복귀한다. 최고 미들블로커 양효진도 건재하다.

강성형 감독은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건 똘똘 뭉치는 힘이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경은 "(도로공사)언니들보다 우리는 젊고, 체력이 좋다. 이틀 간격으로 열리는 PO에선 우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5년 만의 정상 복귀에 도전한다. 막판 상승세를 탄 도로공사는 4위 KGC인삼공사를 승점 4점 차로 따돌려 준PO 없이 PO에 나서게됐다. 베테랑 선수가 많은 도로공사 입장에선 큰 힘이다. 주전 선수 중 무려 5명이 FA가 되는 도로공사로선 '라스트 댄스'가 될 가능성도 높다.

김종민 감독은 "현실적으로 양효진을 막긴 어렵다. 줄 건 주고, 몬타뇨와 정지윤을 봉쇄하는 쪽에 집중하겠다. 세터 이윤정의 경험이 적지만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배유나는 "우리 선수들은 경험이 많아 쉽게 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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