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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나간다는 이곳, 천당이었다" 1억 내놓은 암환자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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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억원 기부를 서약한 뒤 2일 임종한 고 박춘복씨(왼쪽)와 아내 강인원씨. [사진 서울성모병원]

1억원 기부를 서약한 뒤 2일 임종한 고 박춘복씨(왼쪽)와 아내 강인원씨. [사진 서울성모병원]

80대 박춘복씨는 지난해 5월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집과 호스피스를 오가며 돌봄을 받았다.

처음엔 “죽어서 나가는 곳에 왜 가느냐”며 호스피스를 꺼리던 박씨는 목욕물을 떠 깨끗이 씻겨주고 면도에 이발도 해주는 봉사자들에게 차츰 마음이 열렸다. 아내 강인원씨는 “처음에는 ‘(호스피스) 안 가겠다’했는데 병동 생활을 하면서 ‘여기가 곧 천당’이라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전자 대리점을 운영하며 모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길 바란 박씨는 호스피스를 기부처로 정했다. 사후 후원이 원칙이지만, 박씨는 호스피스에 써 달라며 생전 1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박씨는 지난달 28일 세 번째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고 이틀 뒤인 이달 2일 임종했다.

이요섭 성모병원 영성부원장 신부는 “고인과 가족들을 위해 미사 봉헌과 함께 기도 중에 항상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내 강씨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서 기부금이 사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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