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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간 시진핑 “함께 세계질서 수호할 것”…미 “예의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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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가주석 3연임 후 첫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2박3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1시쯤 전용기를 타고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의 모스크바 도착 장면은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시 주석은 도착 직후 서면 연설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중심의 국제체제를 단호히 수호하고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기반한 국제관계 규범과 국제법을 토대로 한 세계질서를 수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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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시기 중·러 전략적 협업 및 실질적인 협력의 청사진을 그리겠다”며 “이번 방문이 풍성한 성과를 거둬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TV 보도에 따르면 차이치(蔡奇)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친강(秦刚)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관심을 모았던 리상푸(李尙福) 신임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비공식 오찬, 양자 회담 및 만찬을 가졌고 21일에는 정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두 정상은 이날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실린 기고문에서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시 주석은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의 기고문에서 “패권, 패도, 괴롭힘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모든 나라에 통용되는 통치 모델은 없으며, 한 나라가 결정하면 그만인 국제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인민일보 3면에 실린 기고문에서 “서방집단은 끊임없이 상실해 가고 있는 지배적 지위에 점점 더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도박의 판돈으로 삼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은 자신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모든 나라를 억제하려는 행태가 갈수록 횡행하고 있다”며 “국제안보와 협력의 틀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도 두 정상은 보조를 맞췄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과 역사적 배경·근본 원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복잡한 문제에 간단한 해결법은 없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견지한다면 위기를 해결할 합리적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중·러의 밀착 행보를 예의주시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두 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동맹·파트너가 구축한 규칙에 기반한 질서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시 주석이 방러 기간 대러시아 무기 지원에 합의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이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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