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핵탄두 공중폭발 땐 살상력 극대화, 실험고도 이례적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함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맨 오른쪽에 중장 견장을 단 인물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전술핵 운용부대의 연합부대장이거나 미사일총국 총국장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함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맨 오른쪽에 중장 견장을 단 인물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전술핵 운용부대의 연합부대장이거나 미사일총국 총국장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한·미가 역대 최장·최대 규모로 연합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또다시 남한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했다. 지난 19일 남측 주요 목표를 겨냥해 핵타격을 모의한 전술탄도미사일(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훈련을 했고, 특히 이 미사일을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핵폭발 조종장치와 기폭장치 작동을 검증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19일 오전 적 주요 대상에 대한 핵타격을 모의한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미사일에는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시험용 핵탄두 의미)가 장착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은 800㎞ 사거리에 설정된 조선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 폭발함으로써 핵전투부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 믿음성(신뢰성)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훈련은 대규모적인 미국·남조선 연합군의 반공화국 침략전쟁 연습이 광란적으로 확대되고 미군 핵전략 장비들이 대대적으로 남조선 지역에 투입되고 있는 긴장한 정세 속에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관련기사

통신이 밝힌 ‘다시 한번’ 검증됐다는 표현과 관련해 북한은 지난해 9월 29일과 10월 1일 전술탄도미사일 공중 폭발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폭발 고도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22년 1월 27일 실시한 KN-23 발사 당시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사무차장은 “북한 공개 사진을 보면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것 같다”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영향(살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핵공격은 일반적으로 공중 폭발로 이뤄진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의 위력은 각각 16㏏과 21㏏ 규모로 약 500m 고도에서 폭발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원자탄의 최대 살상 고도는 화구(핵폭탄의 폭발이 이뤄지는 지점)가 땅에 닿기 직전 고도”라며 “북한이 설정한 800m 고도가 이와 관련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훈련을 참관한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전쟁을 실제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면서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 태세를 완비할 때 전쟁 억제의 중대한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기폭장치까지 미사일에 장착해 테스트했다고 하는데 최근 북한의 행동을 보면 사실관계와 약간 다른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장 참관에 또다시 둘째 딸 ‘주애’를 데리고 나왔다. 또 한 가지 특이점은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 곁에 서 있는 중장 계급 견장을 단 인물이 모자이크 처리됐다는 점이다. 이 인물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선글라스와 마스크까지 착용했다. 이날 북한 매체가 전한 참석자 이름을 통해 유추할 때 전술핵 운용부대를 총지휘하는 연합부대장이거나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사일총국 총국장일 가능성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