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우려 진정…미 Fed-5개 중앙은행 “달러 스와프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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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 부도 사태는 일단 주춤해졌지만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7.9원 하락(환율 상승)한 131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화 가치는 개장 초반 잠시 상승해 1299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이 남아 있다는 평가에 코스피지수와 함께 하락 전환했다.

앞서 19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국제 공조를 선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캐나다은행(BOC)·일본은행(BOJ)·스위스국립은행(SNB) 등 6개국 중앙은행은 운용 중인 달러 유동성 스와프에 대해 “4월 말까지 7일 만기의 운용 빈도를 매주 단위에서 매일 단위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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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스와프는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약속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바꿔 오는 거래 협정이다. 이번 공조로 미국의 통화 스와프 라인에 포함된 국가의 달러 융통 부담은 한결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 중앙은행은 “스와프 라인 네트워크는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요한 보루 역할을 한다”며 “가계와 기업에 신용을 공급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자금시장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긴장감을 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금융 시스템 불안을 종식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도 위험 회피 심리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며 “위안화가 추가적 약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과 달러 선호 심리는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긴축 정책을 철회할 수 없는 최근 상황이 신속한 위기 해결을 어렵게 한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면 은행이 받는 부담도 계속 커져,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같은 위기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에서는 2008년 같은 대규모 정부 구제금융 같은 해결책도 제한된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 같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개인금융’이 다음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미국 소규모 은행 대출의 약 28%를 차지하는데, 작은 은행 몇 개가 대출 자산을 감액하게 된다면 지급 능력에 의문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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