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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던 신동 대니 리, 54억 잭팟 주인공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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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일 막을 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7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그는 이날 54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AFP=연합뉴스]

20일 막을 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7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그는 이날 54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AFP=연합뉴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는 1990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한국 이름은 이진명. 티칭 프로인 어머니 서수진 씨의 영향을 받아 9세 때 처음으로 골프 클럽을 잡았다.

골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대니 리는 초등학교 시절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좋은 날씨와 쾌적한 훈련 여건은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모님은 아들을 위해 이민을 결정했다. 2002년 이진명은 뉴질랜드에서 대니 리로 새로운 골프 인생을 출발했다. 대니 리는 “내가 골프 선수로 성장하기까지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니 리는 뉴질랜드에서도 곧 두각을 나타냈다. 뉴질랜드 주니어 국가대표를 거쳐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18세7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세1개월로 갈아치웠다. 골프 신동으로 불리며 이듬해인 2009년 2월에는 유러피언 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도 우승했다.

그러나 그는 PGA 투어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5년 7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야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PGA 투어 98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대니 리는 우승 이후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올 시즌에도 그는 11개 대회 출전, 5차례나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기록한 공동 16위였다. 대니 리는 결단을 내렸다. 재미교포 케빈 나, 김시환 등의 권유에 따라 지난달 사우디 LIV 골프로 적을 옮겼다. 그리고 이적 후 두 번째 대회에서 깜짝 우승했다.

20일 막을 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7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그는 이날 54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AFP=연합뉴스]

20일 막을 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7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그는 이날 54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AFP=연합뉴스]

대니 리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 갤러리 골프장에서 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종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카를로스 오티스(멕시코), 브렌던 스틸(미국), 루이 우스트이젠(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9언더파 204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무려 7년 8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그는 이날 LIV골프 우승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일단 개인전 우승으로 400만 달러(약 52억 원)를 챙겼다. 또 케빈 나, 김시환, 스콧 빈센트와 함께 ‘아이언 헤드’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단체전에서도 3위를 기록해 12만5000달러(약 1억6000만 원)를 추가로 받았다. 이날 챙긴 상금만 무려 54억 원. 대니 리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약 14년 동안 PGA 투어에서 벌어들인 통산 상금은 약 200억 원이다. 그런데 이날 하루에 통산 상금의 4분의 1이 넘는 거액(412만5000달러)을 챙긴 것이다.

대니 리는 이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2m도 되지 않은 내리막 버디 퍼트를 놓쳤다. 멘탈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 세 번째 홀. 불가능해 보였던 7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그린 밖 러프에서 웨지가 아닌 퍼터를 잡고 과감하게 퍼트를 했다. 대니 리는 “오늘은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단체전 스코어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 팀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도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며 “2015년 이후 우승을 못 해서 나는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다시 좋은 골프를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대니 리는...

생년월일 : 1990년 7월 24일(인천)
한국 이름 : 이진명
국적 : 뉴질랜드
체격 : 키 1m83㎝, 몸무게 76㎏
프로 입문 : 2009년
통산 우승 : 2009년 조니워커 클래식(유러피언 투어), 2015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PGA투어), 2023년 LIV 골프 2차 대회
2022~2023 PGA 투어 기록 :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89.8야드, 그린적중률 67.65%
가족사항 : 배우자 공유미 씨, 슬하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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