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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일본총리의 종횡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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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일본 기시다 총리. 연합뉴스

일본 기시다 총리. 연합뉴스

1. 일본 기시다 총리의 종횡무진이 현란합니다.

기시다는 20일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FOIP)’을 선언했습니다. 2016년 아베 총리가 중국의 해양패권을 견제하기위해 제안한 개념입니다.

2. 최근 기시다의 행보는 외교안보면에서 주목됩니다.
-지난 18일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후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의 협력강화’ 선언.
-16, 17일 한일정상회담.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에 윤석열 대통령 초대.

-14일 기시다는 호주 앨버니지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핵잠수함 도입 지지’선언.
-13일 일본 해상자위대 인도양에서 미국ㆍ영국ㆍ호주ㆍ캐나다ㆍ뉴질랜드ㆍ인도ㆍ프랑스와 공동훈련.

-11일 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국방 핫라인 개통.

-지난 1월 11일 영국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와 영국군의  ‘상호접근협정’서명.

3. 지난해 11월 자위대와 영국공군 합동훈련 당시 닛케이가 보도했습니다.

‘영일동맹 종료 100년만에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영일동맹은 1902년 당시 패권국 영국이 일본에게 ‘러시아 봉쇄’를 분담시키고자 맺었습니다. 이를 이용해 일본은 1904년 러시아와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1905년 맺어진 영일 2차 동맹이 ‘한반도 식민지화’에 대한 묵계입니다. 1922년 동맹이 종료될 무렵 일본은 만주에서 동남아까지 뻗어가는 제국으로 성장했습니다.

4. 100년만에 영국이 미국으로, 러시아가 중국으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위해 일본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굴기가 엉뚱하게 일본제국의 부활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100년전 일본군부의 조상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1차 대전을 일본제국의 ‘천재일우’라 반겼습니다.

5.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친일, 매국 등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로 가기위해 감수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나 대국민 설득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의 친일매국으로 매도하는 건 국내정치용 침뱉기에 불과합니다. 백년만의 격동이란 흐름속에서 봐야 합니다. 국제정치는 아직도 제국의 시대입니다.
〈칼럼니스트〉
202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