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주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최근 익산 코스트코까지 ‘유통 공룡(대기업)’ 입점이 무산돼 전북도에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는 김관영 전북지사 공약이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왕궁 물류단지에 입점을 추진하던 ㈜코스트코코리아가 지난 1월 25일 사업 시행사인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코스트코 측은 2021년 12월 300억원을 들여 왕궁 물류단지 내 5만㎡(1만5000평) 부지에 이르면 올해 안에 입점하기로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건축 승인 등 전북도·익산시가 관련 인허가를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이다. 호남권 최초로 익산에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전북 지역 소비자와 유통업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이 지난해 말까지 마치기로 한 행정 절차와 부지 조성이 지지부진하자 코스트코 측은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코스트코 입점으로 미륵사지 석탑 등 인근 관광지와의 파급 효과를 기대했던 익산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달 말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찾아 조민수 대표를 만나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코스트코 측은 “특별한 별도 제안이 없는 한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코스트코 측이 익산시의 강한 유치 의향을 받아들여 익산 내 3~4곳을 대체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익산시 설명이다.
앞서 완주 테크노벨리 제2 일반산업단지에 1300억원을 투자해 10만㎡(3만평) 규모 물류센터를 지으려던 쿠팡㈜은 분양가 갈등으로 지난해 7월 사업을 접었다. 그나마 완주군은 지난해 12월 코웰패션㈜이 같은 산단 14만5800㎡(4만4000평)에 2200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물류단지를 조성키로 하며 한시름을 덜었다.
전북도는 “쿠팡 투자가 백지화된 게 아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익산시·임실군·정읍시·고창군 등 도내 다른 지자체가 쿠팡㈜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다. 윤동욱 전북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쿠팡 측은 ‘호남권 배송을 위해 도내 물류단지 조성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줄곧 내비쳤다”며 “쿠팡이 제안한 부지 조건을 관련 시·군에 전달한 만큼 올 하반기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