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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변신한 전종서, 뉴올리언스 정신병원 탈출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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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배우 전종서의 미국 진출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그는 영화에서 정신병원을 탈출한 초능력 소녀를 연기했다. [사진 판씨네마]

배우 전종서의 미국 진출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그는 영화에서 정신병원을 탈출한 초능력 소녀를 연기했다. [사진 판씨네마]

붉은 달이 뜬 밤, 미국 뉴올리언스의 정신병원을 탈출한 초능력 소녀 모나리자 리(전종서)가 뒷골목 마약상, 스트립댄서, 어린 소년을 차례로 자신의 환상적인 여정에 끌어들인다. 이창동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진출작 ‘버닝’(2018), 넷플릭스 영화 ‘콜’(2021),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2022) 등으로 주목받은 배우 전종서(28)의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이 22일 개봉한다. 판타지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2014)로 데뷔한 이란계 미국 독립영화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가 각본·연출을 겸한 세 번째 장편이다.

학창 시절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자란 전종서가 유창한 영어 실력뿐 아니라 록스타 같은 면모로 뉴올리언스 환락가에서 모험담을 펼쳐낸다. 싱글맘 댄서 보니 역의 케이트 허드슨, 수퍼 히어로 영화 ‘데드풀’ 배우 에드 스크레인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쉴 새 없이 흐르는 25곡의 배경 음악에 맞춰 뮤직비디오 같은 감각적인 장면을 빚어냈다.

영화는 정신병원에서 10년 만에 탈출한 24살 모나(모나리자 리의 애칭)가 자신에게 신발과 옷, 숙소를 제공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소동을 좇는다. 카메라가 집중하는 건 네온 빛에 물든 밤거리에 불시착하듯 나타난 모나로 인해 변화를 겪는 사람들 모습이다. 싱글맘 스트립댄서 보니와 어린 아들 찰리(에반 휘튼)에게 모나는 날개 잃은 천사 같은 존재다. 모나의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은 마음속 욕망을 이루지만, 응분의 대가도 치른다.

뉴올리언스 거리 전체가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는 연옥처럼 다가온다. LA타임스는 “여주인공이 걸음을 내딛는 매 순간 의미를 발견하는 실존주의 예술 같다”고 영화를 평가했다. 아미푸르 감독은 “내 영화의 최대 악역은 우리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나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게 하는 존재다.

17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전종서는 “모나의 능력은 상대방을 눈빛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라,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라며 “모나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갓 태어난 아기 같다. 정신병원에 갇혀있던 10년은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는 10달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종서는 ‘콜’을 촬영하던 4년 전, 화상 오디션을 통해 이번 영화에 캐스팅됐다. “직감적인 영화에 끌리던 시기에 택했던 작품”으로, 대본을 받아 일주일에 걸쳐 연기한 모나 모습 영상을 보냈고, 화상 인터뷰로 오디션을 통과했다.

모나의 초능력을 과장되게 표현한 음악과 연기, 불친절한 배경 설명에는 호불호도 갈린다. TV 뉴스 화면을 통해 모나가 북한과 관련된 듯한 인상을 주고, 한국인이란 짧은 설명만 곁들일 뿐이다. 베니스 영화제 공개 당시 “소름 끼치고 폭력적인 영화인 동시에 민첩하고 지적이다”(버라이어티) “영양가는 없지만 매콤하고 감각적인 길거리 음식”(가디언) 등 평가가 엇갈렸다. 그래도 전종서의 연기는 “에너지에 압도된다”(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등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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