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의도 제2 세종문화회관, 공연 안봐도 놀수 있는곳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1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의 모습. 나운채 기자

1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의 모습. 나운채 기자

서울시가 ‘제2 세종문화회관(제2 세종)’을 독일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를 벤치마킹해 짓기로 했다. 함부르크 엘베강가에 있는 엘프필하모니는 1963년에 지은 옛 하적장 창고를 개조한 건축물이다. 단순한 문화예술 공간이 아니다. 호텔과 고급 아파트도 갖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현지시각) 이 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함부르크를 찾았다. 오 시장은 이날 취재진과 엘베강 수상 버스에 올랐다. 수상 버스 밖을 보니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형상의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이 보였다. 높이 110m×길이 126m에 달한다. 유리창으로 꾸민 외벽은 푸른빛을 띠었다.

엘프필하모니는 스위스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듀오 자크 헤어초크와 피에르 드 뫼롱이 설계했다. 빨간 벽돌로 된 창고 외벽은 살리되 지붕 위엔 파도처럼 솟아오르는 새 건물을 얹었다. 색상부터 모양까지 각기 다른 두 건물이 마치 거대 장난감 블록처럼 쌓여있는 모양이다. 엘프필하모니는 2017년 11월 개관 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1조2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건설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또 함부르크 시와 건축회사가 법적 다툼을 하면서 공기가 6년 이상 지연됐다.

하지만 개관 이듬해 360만여 명이 찾아 단번에 명소가 됐다. 오래된 항구 인근 허름한 창고나 공장 등을 첨단 복합도시로 바꾸는 목표로 진행 중인 ‘하펜시티(항구도시) 프로젝트’ 상징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이곳에 입장하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다. 나운채 기자

관광객들이 이곳에 입장하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다. 나운채 기자

엘프필하모니에는 호텔(224개 객실)이자 고급 아파트(45가구)도 들어섰다. 기존 창고 건물과 파도 건물 사이 접점인 지상 37m 높이에 있는 ‘더 플라자’엔 식당뿐 아니라 함부르크 시내 전경을 360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공간도 조성돼 있다. 크리스토퍼 리벤 슈터 엘프필하모니 사장은 “관광객 수천명이 날마다 이곳에 오고 있다”며 “이들이 모두 공연을 보러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이 보이는 여의도공원에 제2 세종을 만들기로 했다. 오 시장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2 세종에 엘프필하모니와 같은 공간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며 “‘문턱’을 확 낮춰 시민 누구나 문화·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물 디자인은 올해 상반기 공모와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결정된다. 2026년 첫 삽을 뜨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여의도공원을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고, 그 중심에 제2세종을 둘 계획이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강남 예술의 전당에 이어 서울 서남권을 대표할 문화 거점을 만들겠단 취지다. 주변엔 한강 공원과 연결되는 도시 정원도 만든다.

애초 제2 세종은 영등포구 문래동 옛 방림방적 공장 부지(1만3000㎡)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주변이 아파트단지 등으로 빽빽이 둘러싸인 데다 부지 면적이 좁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2019년 건설계획 발표 이후 4년째 설계조차 착수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제2 세종 위치가 여의도공원으로 옮긴 만큼 대규모 시설로 지을 예정이다. 2000석짜리 대공연장은 물론 소공연장(400석)·음식점·문화예술시설 등을 만든다. 문래동 부지엔 구립 복합 문화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