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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피했지만…CS 여진에 살얼음판 코스피, 0.7% 하락

중앙일보

입력

우려했던 ‘검은 월요일’은 피했지만 크레디트스위스(CS) 여진에 20일 코스피는 0.69% 하락했다. 오후 들어 CS가 발행한 채권이 상각된다는 소식에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파국은 비껴갔으나 실제 합병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란 예상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까지 앞두고 있어 오락가락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9포인트 내린 2379.20으로 거래를 마쳤다. UBS의 CS 인수 소식에 장 초반 2400선을 넘는 등 강세를 보였다가 하락으로 전환했고,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222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스위스 정부의 지원 아래 UBS가 빠르게 인수를 결정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인수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AT1)이 상각될 것이라는 소식이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건부자본증권은 금융회사가 파산 등의 문제에 처했을 때 투자자의 동의 없이 상각하거나, 주식으로 전환하는 채권을 말한다.

CS가 발행한 AT1의 규모는 약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6000억원)에 달한다. 보유했던 채권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는 셈인데 투자자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축소된 것은 사실이나 스위스 금융 당국의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인 AT1 관련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3월 FOMC 정례회의에 대한 불안감도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대체로 0.25%포인트 인상을 내다보고 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나 공개할 점도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요동칠 수 있다.

이날 코스피에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1.79%)와 LG에너지솔루션(-1.63%), LG화학(-2.71%) 등의 낙폭이 컸다. 네이버(1.77%), 카카오(1.33%) 등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1.74%), 종이·목재(1.07%) 등이 강세를, 보험(-2.24%), 비금속광물(-1.58%)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4.81포인트(0.60%) 오른 80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800선을 돌파한 것은 7거래일만이다. 원화값은 전날보다 7.9원 내린 달러당 1310.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CS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증시는 1% 이상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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